[내일의전략]네 마녀, 강세장의 여신(女神)될까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3.09.1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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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 포스터, 초록마녀역을 맡은 옥주현씨. ↑위키드 포스터, 초록마녀역을 맡은 옥주현씨.


2003년 초연 이후 9년째 브로드웨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뮤지컬 위키드(Wicked)가 오는 11월 개봉한다. 위키드는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소설 '위키드:사악한 서쪽 마녀의 삶'을 원작으로 제작된 블록버스터다.

위키드는 태풍에 실려 오즈로 날아온 캔사스 소녀 도로시의 여정을 그린 '오즈의 마법사'를 뒤집은 내용으로 유명하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폭군 독재자로 등장하는 마녀 엘파바가 사실은 마법사의 독재에 저항하는 영웅이었다는 얘기다.



국내 증시에서 지수선물, 지수옵션, 개별주식선물 및 옵션이 동시 만기를 맞는 '네 마녀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번 9월 만기에는 마녀의 심술 대신 마녀의 선물이 예상되고 있다.

차익거래 잔고가 그 어느 때보다도 낮은데다 외국인의 한국 주식에 대한 '폭풍 쇼핑'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선물 베이시스(선물과 현물의 가격차)도 강세다. 위키드의 주인공 '초록마녀'가 알고보기 영웅이었던 것처럼 코스피가 '네 마녀의 힘'으로 2000선 다지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우정사업본부가 차익거래 시장에서 떠났고 변동성도 하향안정화되며 베이시스 변동폭이 축소됐다"며 "8월 옵션만기 직후 외국인 차익매도가 8000억원 이상 진행돼 이번 만기 효과는 상당히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9월 만기, 최근 7년간 약세장 없었다='네 마녀의 날'에는 지수가 출렁인다는 것이 상식이지만 적어도 최근 7년간 9월 만기만 놓고 보면 만기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2006년부터 2012년 9월까지 총 일곱 번의 만기 가운데 만기 전부터 만기일까지 지수가 추세적으로 하락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2007년, 2008년, 2011년은 박스권 장세를 보였으며 2006년, 2009년, 2010년, 2012년은 오히려 지수가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7년간 9월 만기 전에 코스피 지수가 추세적으로 하락한 경우는 없었다"며 "올해는 외국인이 선물을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있어 만기일까지 지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특히 주식 순차익잔고는 올해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직전 동시만기인 6월 대비로도 약 1조원 이상 감소해 잔고 부담이 거의 없다. 프로그램 매매를 통한 외국인 차익거래 잔고도 대부분 청산완료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쏟아질 물량 자체가 없는 셈이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이번 9월 동시만기에 외국인이 프로그램 차익을 통해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은 낮다"며 "계절적으로도 9월은 배당투자를 염두에 둔 프로그램 차익 매수 우위가 나타났던 경우가 많아 이번 만기도 매수 우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140만원 회복 삼성電, 매수 대응하라=11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9.79포인트(0.49%) 오른 2003.85에 마감했다. 지난 3월 29일 2004.89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였으며 거의 3개월 만에 2000포인트를 회복한 것이다.

코스피 2000포인트 탈환과 동시에 삼성전자도 지난 6월10일 이후 3개월 만에 140만원을 회복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격적으로 베팅하기에 다소 망설여지는 가격대가 된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64,400원 ▼1,900 -2.87%)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시장과 비슷한 수준의 상승세를 보였지만 실제로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비중은 의미 있게 늘지 않았다는 견해다.

민상일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외국인 매수강도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비중은 크게 늘지 않았다"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고 실적 전망이 양호한 삼성전자가 외국인 자금유입 둔화 국면에서도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6월 기준 외국인 전체 순매도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3.5%에 달했으나 7월 11일 이후 외국인 순매수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일까지 13.8%에 불과했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한국 시장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외국인이 매수할 제1종목은 바로 삼성전자"라며 "3,4분기 사상 최대 실적 랠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140만원이라는 가격은 여전히 전혀 비싸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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