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자금이탈 가속화...印尼 증시 또 급락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3.08.2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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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루피도 역대 저점으로 하락...연준 움직임 따른 금리 '정상화' 우려 고조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이 빨라지며 인도네시아 증시가 이틀 연속 급락하고 인도 루피 가치는 또 역대 저점으로 떨어졌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는 20일 4%대 급락하며 4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거래량도 지난 30일 평균보다 40% 이상 늘어났다.



이틀 연속 급락세로 인도네시아 증시는 지난 5월 20일 고점 5214.98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전날 인도네시아 증시는 6월 21일 후 가장 큰 1억6900만달러의 외국인 기관투자자 순매도가 발생하며 5.8% 급락했었다.



인도네시아 증시는 이미 전날 급락세로 올해 상승세를 모두 반납했는데, 이는 16일 발표된 2분기 경상수지적자가 사상 최대인 98억 달러로 전 분기 58억 대비 확대되며 인도네시아 경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때문이다.

사상 최대 경상수지 적자에 루피아 가치가 2009년 후 저점으로 떨어진데다, 4년 내 가장 큰 물가상승률을 억제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긴축 통화정책을 쓸 것이란 우려는 이번 분기 인도네시아 증시를 글로벌 증시 중 가장 크게 끌어내렸다.

이번 분기 자카르타 지수는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45개 이머징 및 선진국 증시 중 가장 큰 13%의 낙폭을 기록했다.


자금 이탈로 루피아 가치도 급락세다. 20일 루피아/달러는 2009년 4월 후 고점인 1만800루피아까지 상승(루피아 하락)했다.

인도 금융시장에서도 외국인이 발을 빼며 20일 인도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2001년 후 고점으로 올랐다(채권 가격 하락).

현지시간 이날 인도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대비 25bp 오른 9.49%로 2001년 고점을 나타냈다.

인도 루피화 약세가 빨라지며 루피/달러 환율은 장 중 64루피를 돌파했다.

전날 글로벌 금융위기 후 처음으로 경기후퇴에 진입한 태국 증시도 3% 가까이 급락세를 이어갔고 태국 바트화 가치는 1년 저점으로 떨어졌다.

동남아시아 시장이 흔들거리며 이날 오후 들어 일본 등 동아시아 증시도 영향을 받았다.

일본 증시는 장 막판 낙폭이 급격히 확대되며 2.6% 급락했고 홍콩 항셍지수와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즈지수도 1%대로 낙폭을 키웠다.

이머징 '썰물'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 부양 규모가 줄어들며 금리가 상승할 것이란 우려로 촉발됐다.

19일(현지시간) 미국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2.9%까지 오른 후 전일대비 5bp 뛴 2.88%로 마감했다. 2011년 7월 후 고점이다.

이날 금리는 전 세계에서 동시에 들썩였다. 같은 만기 독일국채도 1.9%로 전일보다 2bp 오르며 지난해 3월 후 고점으로 마감했다. 영국 국채 금리도 2년 고점인 2.75%로 전날보다 5bp까지 상승했다.

미국 등 선진국의 통화부양책으로 전 세계에 풀렸던 유동성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이머징 증시와 화폐가치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사마르지트 샨카르 뱅크오브뉴욕멜론 투자전략가는 "연준이 결국 채권매입을 줄여 글로벌 유동성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 이머징 시장이 전반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며 "이 중에서도 인도 루피가 브라질 헤알·인도네시아 루피아 등과 함께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고금리 통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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