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도 거래절벽?…"가을 '전세대란' 오나?"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3.08.02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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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전셋값]7월 전세거래 전년比 13.3%↓…전세 눌러앉기에 물건 부족 심각

그래픽=강기영그래픽=강기영


 "분명 계약 만료시기가 된 것 같아 전화해보면 '이미 재계약 방침을 정했다'는 집주인들이 태반이에요. 전셋집을 찾는 분들도 9월이나 10월 이사를 계획하고 벌써부터 움직이고 있지만 (물건이) 씨가 말랐습니다. 가뜩이나 매매거래도 안되는데 전세계약도 이뤄지지 않으니 요즘엔 재계약 서류 작성하는 일이라도 들어오면 감지덕지죠."(서울 성북구 삼선동 D부동산 대표)

 매매뿐 아니라 '미친 전셋값'으로 표현되는 최근 전세시장에도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치솟는 전셋값 부담에도 집값 하락 탓에 주택 매입을 포기한 기존 세입자들의 '눌러앉기 현상'이 이어지면서 전세 물건이 크게 줄어든 반면, 방학 이사수요와 가을 이사철을 앞둔 전세 물건 확보수요까지 몰리면서 수급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보증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반전세로 이동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당장 올 가을 수급불균형에 따른 전세대란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2일 서울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소재 아파트 전세거래 건수는 총 791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135건)에 비해 1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전세거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강북구로 전년동월대비 45.8% 급감했다. 이어 은평구(-38.4%) 성북구(-35.7%) 도봉구(-28.8%) 중구(-28.3%) 등도 큰 폭으로 거래량이 줄었다.

 강북구의 경우 거래량이 줄어든 만큼 전셋값 상승률도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 말까지 강북구의 3.3㎡당 전셋값 상승률은 9.0%로, 서울 평균(3.9%)의 두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거래량 감소폭이 높았던 은평구(4.7%) 성북구(5.1%) 등의 상승률도 서울 평균 이상을 기록했다.

 전셋값 급등세에 따른 전세거래 감소는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시장 확대라는 '풍선효과'를 낳고 있다. 지난달 서울 월세 거래량은 287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32건에 비해 34.8% 급증했다.


 다만 이 통계는 보증금 인상 대신 일부 월세를 받는 형태인 반전세로 재계약하는 경우는 집계에서 빠졌다. 이를 감안할 경우 전세시장의 수급불균형 현상은 통계에서 들어나는 것보다 더욱 심각할 수 있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지적이다.

 강북구 미아동 I공인중개소 실장은 "올 가을 전세계약 만료되는 집이 있어 집주인에게 연락해 보면 이미 재계약하기로 했다는 말을 듣기 일수"라며 "기존 세입자는 새로운 세입자에 비해 보증금 인상보다는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것을 덜 꺼려해 집주인 입장에서도 재계약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세시장의 수급불균형 현상이 이달에도 지속될 경우 본격적으로 수요가 몰리는 가을 이사철에 '전세 대란'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세기 한국감정원 부동산분석부장은 "정부의 취득세 영구 인하 방침에 따라 당분간 저가의 중소형주택에 대한 주택 구매가 감소하고 전세 재계약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신규 전세매물 출시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당장 거래절벽까지는 아니더라도 심각한 수급불균형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라며 "주택거래가 정상화되지 않고는 전세시장만 안정화시킬 수 있는 대안이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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