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집 품귀에 강남 孟母들 '아우성'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3.07.2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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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전셋값]방학불구 매물 없어 "몇천 더 주겠다는데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 전경 / 사진 = 민동훈 기자서울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 전경 / 사진 = 민동훈 기자


 "통상 여름방학을 앞두고 아이 진학 문제로 대치동이나 도곡동으로 이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 여름엔 거래가 거의 없네요. 학군 수요가 사라진 게 아니라 매물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이사오고 싶어하는 수요는 많은데 기존 세입자들이 재계약하고 눌러 앉아버려 전셋값 몇 천 만원을 올려주겠다는 전세수요자들에게도 소개해줄 물건이 없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 전셋값 급등의 원인은 주택 매입을 포기하고 '전세살이'를 선택한 세입자들이 늘어나다보니 전세 물량 자체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만큼 수급상 문제가 주요인이란 것이다.



 특히 강남 개포·대치·도곡동을 비롯해 서초 반포동과 송파 잠실동 등 학군이 잘 갖춰진 지역의 경우엔 여름방학을 앞두고 학군 수요가 늘고 있지만 마땅한 매물이 없어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4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들어 강남구 개포·대치·도곡동 등 3개동의 전세계약 건수는 총 348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538건)에 비해 35%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의 3.3㎡당 평균 전셋값은 한국감정원 시세를 기준으로 전년동기대비 4.2~6.3% 가량 올랐다. 일반적으로 거래가 줄면 가격도 약세를 보인다는 통념과는 다른 수치로, 재계약 증가에 따른 매물 부족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도곡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올 봄을 기점으로 20~30% 정도 전셋값을 올려서 재계약한 곳이 상당수"라며 "올 가을 계약이 만료되는 세입자들도 서둘러 재계약을 하다보니 정상적인 물건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여기에 여름방학 학군 수요가 나오고 있는 점도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치동 소재 대청중학교 등 명문 학교 입학이 가능한 아파트 전세 물건을 찾는 고객들의 문의가 잇따르지만 물건이 없어 아우성"이라고 귀뜸했다.


 설령 전세 물건이 나오더라도 대출이 잔뜩 끼어있거나 집수리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경우엔 세입자들이 기피하고 있는 점도 물건 부족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전셋집 품귀에 강남 孟母들 '아우성'
대치동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개포우성과 미도맨션, 선경아파트 등은 입주한지 30년 가까이 지난 노후아파트여서 이른바 '올수리'가 돼 있지 않은 경우 거래도 안되고 전셋값도 시세보다 낮다"며 "대출이 많은 집도 꺼리다보니 멀쩡한 전셋집의 경우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매매가대비 전세가 비율이 70%에 육박하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도곡동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145㎡(이하 전용면적) 매매가는 18억원 정도인데 전셋값은 12억~13억원 수준"이라며 "전세가율이 70%가 넘어도 아파트값이 더 떨어질까 봐 좀처럼 사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명문 중·고교가 몰려있는 서초구 반포동 일대와 송파구 잠실동 일대도 마찬가지라는 게 부동산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업계와 전문가들은 강남권 전셋값 급등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학부모들의 강남 선호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신규입주 물량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로 전환시킬 만한 강력한 매수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전셋값 급등의 요인은 수요보다는 공급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며 "학군수요의 경우 여름보다 겨울철에 더 많지만 워낙 물건이 귀하다보니 적은 수요에도 전셋값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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