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먹고 병원 찾은 환자, 지난해보다 3배↑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13.07.23 14:49
글자크기

436개 응급의료기관 감시체계 운영결과, 낮12시~오후6시 환자 많아

#지난 6월5일 경북 고령 지역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42세 남성이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그는 아침식사와 함께 술을 마신 후 승용차에서 잠을 자다 지나치게 높아진 실내 온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변을 당했다. 이 남성이 발견 됐을 때 차량 실내온도 57℃ 였다. 그는 열사병으로 인한 호흡부전으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2일엔 부산에서 44세 남성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그는 B형 간염을 앓고 있었으며 만성 알코올 중독 상태였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전국 436개 응급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한 결과 사망자 2명을 포함해 총 341명의 온열질환자가 보고됐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113명 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대부분 열탈진, 열사병(일사병), 열경련, 열실신으로 병원에 온 환자들이다. 주로 오후 3시~6시(93명, 27.3%)에 환자가 많았고 낮 12시~오후 3시(82명, 24.0%), 오후 6시~밤 12시(79명, 23.2%)가 뒤를 이었다.



또 실외작업장, 논/밭 등 야외에서 사고를 당한 사람이 273명(80.1%)으로 실내(68명, 19.9%)보다 많았고 남성(241명, 70.7%)이 여성(100명, 29.3%)보다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이 85명(24.9%)으로 가장 많았고 50대(81명, 23.8%), 40대(66명, 19.4%), 30대(38명, 11.1%), 20대 미만(37명, 10.9%), 20대(34명, 10.0%)가 뒤를 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폭염이 집중되는 낮 12시~오후 5시 장시간 야외활동이나 작업을 자제해야 한다"며 "불가피한 경우 평소보다 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시원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차안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만큼 음주 후 시동이 꺼진 차량에 장시간 혼자 있거나 아동을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며 "과도한 음주는 탈수를 일으키고 체온조절 중추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는 온열질환 취약 계층인 노인, 노숙인, 쪽방 주민 보호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노인 이용이 많은 경로당(6만2000개), 노인복지관(300개)에서 행동 요령을 교육하고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노인돌보미가 독거노인에게 전화를 해 야외활동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노숙인과 쪽방주민을 위해 현장 활동을 강화하고 선풍기, 쿨매트, 여름속옷 등을 지원토록 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