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전셋값' 집 안사는 세입자들이 문제라고?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3.07.16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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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친 전셋값' 집 안사는 세입자들이 문제라고?


 "시골에서는 주택을 언제 살까 고민하지 않죠. 하우스(house)를 사는 게 아니라 홈(home)을 구하기 때문이죠."

 아파트 구매여력이 있는데도 집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전세를 고집하는 세입자의 증가로 전셋값이 치솟는 현상에 대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에 대한 개념을 바꿔야한다"며 지적한 말이다. 주택이 재테크 수단으로 '사는(매입) 곳'으로 각광받던 시대에서 이제는 '사는(주거) 곳'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맞는 말이다. 다만 세입자 중에 대출받지 않고 내집장만을 할 수 있는 가구가 얼마나 될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이 주택 매입을 미루고 있는 수요자들 때문이라고 지적하지만 세입자 입장은 "현실을 모르는 얘기"라고 일축한다. 전세 대출보다는 '빚잔치'에 신음하는 '하우스푸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더 크다.

 최근 고공 행진을 하는 전셋값 때문에 주택매입 여력이 없는 저소득 세입자가 느끼는 고통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65%에 육박하면서 전세거주자의 매매 전환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전셋값 상승분을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 나 월세가 증가하고 있는데 추가 비용부담이 만만찮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3년 4월 현재 수도권 아파트 중간 전셋값(1억6350만원)에 거주하는 가구의 경우 월세로 전환하는 것을 추정해보면 연간 약 577만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했다. 특히 전세가격이 낮은 가구일수록 소득 대비 추가금액 부담 비율은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집문제'를 해결할 방안에 대해 물어보면 "솔직히 잘 모르겠다"는 부동산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집값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고 환금성도 점차 떨어져 구매를 유인할 뾰족한 안도 없다는 것이다. 세입자는 홈(home)을 지키기 위해 하우스(house) 매입 시기를 고를 수밖에 없다. 약발 떨어진 '4·1대책'말고 근본적인 시장을 살릴 수 있는 '창조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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