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300만대 내수생산 고집 이유가 뭐지?

머니투데이 최인웅 기자 2013.07.0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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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세계는 일자리 전쟁중, 우리는...]<3부 4-2>닛산 혼다도 자국내 100만대 생산 유지

하이브리드 모델인 '프리우스'를 생산중인 일본 토요타 츠츠미공장/사진제공=한국토요타 하이브리드 모델인 '프리우스'를 생산중인 일본 토요타 츠츠미공장/사진제공=한국토요타


"알맹이가 전부 해외로 가버리면, 다음에 엔저가 되어도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다. 토요타가 토요타이기 위해서는 일본에 현장이 있어야 한다."

아키오 토요타 사장은 지난 2월, 한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2~3년 전부터 자국 내 생산보다는 현지 생산을 더 늘린다는 전략이지만, 일본 내 300만대 베이스는 기본적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정부가 올들어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하기 위해 엔저를 통한 수출 회복을 유도하겠다는 이른바 '아베노믹스'를 펼치고 있어 엔저효과를 얻고 있지만 '일본내 최소생산'은 지켜간다는 것이다.

◇ 고용유지의 마지노선 '300만대'…핵심전략은 '카이젠(改善)'=토요타는 일본 내에서의 고용을 지키고 기술혁신과 전승을 위한 마지노선이 300만 대 생산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토요타 생산방식의 핵심 요소인 '카이젠'으로 근본적인 비용절감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라인을 재조정해 불필요한 공정을 없애고, 생산라인의 길이를 절반으로 단축해 설비와 인원을 감소시켜 고정비용을 줄였다. 덕분에 설비투자는 피크 시 1조5000억엔에서 8000억 엔 규모로 감소됐다.

또 부품의 공동화를 통해 조달비용을 절감, 2008년 이후 연평균 3000억 엔가량을 절약했다.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과제로 삼고 노사교섭도 전사적으로 개혁해 나가고 있다.

도요타의 노사교섭은 일반적 교섭과 달리 직원교육의 장으로 활용되는 동시에 노조의 임금 인상에 대한 의식을 억제시키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 올 봄 임금교섭(춘투)에서도 아베정권이 재계에 임금인상을 요청해 보너스 형태로 종업원 1인당 205만엔을 지급하긴 했지만 기본급은 인상하지 않았다.


토요타가 임금 인상을 억제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하청업체들에게 비용 삭감을 요구하기 때문. 자사 종업원들의 임금을 인상하게 되면, 하청업체 종업원들이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감안한 것이다. 2002년 이후 3차례 임금 인상이 있었지만 노조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한 것은 5차례에 불과하다.

토요타는 현재 일본 내에서 부품을 포함한 완성차공장 16개와 글로벌에선 27개국 52개 공장 등 총 68개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토요타(히노, 다이하츠 포함)는 지난해 회계연도에서 국내 442만대, 해외 549만대 등 총 991만대를 생산했다. 이중 976만대를 전 세계시장에 판매했다. 올해는 994만대까지 생산해 판매는 991만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일본 내 토요타 만의 생산량은 349만 대였으며, 이중 절반 가까이는 해외로 수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토요타는 올해 회계연도에서 일본 내 4400억엔, 해외 4700억엔 등 9100억엔을 설비시설에 투자하고, 연구개발에도 89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총 1조8000억엔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덕분에 올해 일본 내 신규채용인원을 지난해보다 소폭이나마 늘렸고, 최근엔 일부모델의 내수판매가 늘면서 기간종업원도 300명가량 추가 채용했다.

업계에선 일본차 업체들이 엔저로 인해 자국으로부터 수출되는 모델의 가격경쟁력이 향상돼 일정 부분 판매 확대에 기여할 수 있고, 환차익 효과를 발생시킴으로 인해 수익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양산 브랜드보다 상대적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군의 판매증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키오 토요타 사장은 "토요타가 리먼과 같은 상황이 일어난다고 해도 안정적으로 1조엔을 계속 벌 수 있는 회사였으면 좋겠다"며 "일본 내 자동차 상황이 괜찮다고 말할 순 없지만, 글로벌과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일본 내 300만대 베이스는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닛산과 혼다도 '100만대' 자국생산은 유지할 것=닛산과 혼다 역시 일본 내에서도 기본적으로 100만대 생산규모는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환율의 변동 등에 따른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요 시장에서 현지 생산량 증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최소한의 일본생산은 지키겠다는 것.

이는 두 업체가 꾸준히 강조해 온 '모노즈쿠리(최고제품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자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내 수요가 줄어도 어느 정도의 적정한 규모는 갖추어야 한다는 필요성에 기인한다.

특히 닛산은 지난해 일본에서 106만대를 판매, 전년(119만대)보다 12% 감소했지만, 2009년부터 엔고와 대지진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자국내 100만대 생산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올해도 일본 내수가 녹녹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101만 대까지는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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