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테러범 조기검거 비결은 '빅데이터'

머니투데이 보스턴(미국)=조성훈 기자 2013.07.0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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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3.0 빅데이터혁명 현장을가다-1] 빅데이터 중요성 일깨운 보스턴마라톤

지난 4월 15일 보스턴마라톤 테러현장 / 사진=로이터 지난 4월 15일 보스턴마라톤 테러현장 / 사진=로이터


지난 4월 15일 오후 2시 50분. 1분 간격으로 2개의 폭탄이 미국 보스턴 마라톤 결승지점에서 폭발했다. 3명이 숨지고 140여명이 중상을 입은 참사였다. 그러나 보스턴 마라톤사건은 빅데이터 분석의 위력을 보여준 대표적 사건이기도하다.

초기부터 테러범을 잡아야하다는 여론이 들끓었지만 수만명이 운집한 마라톤대회여서 범인추적은 여의치않았다. 범죄현장이 12개블럭에 걸쳐있었고 증거수집도 쉽지않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수사당국은 불과 사흘 만에 테러용의자를 색출했다. 추적과정에서 형제였던 테러범중 형은 사살됐고, 동생은 생포됐다.



빅데이터 분석의 힘이었다. FBI는 테러직후 주변 600여대의 CCTV 데이터를 수집해 용의자추적에 들어갔다. 대부분 CCTV는 민간소유로 네트워크로 연결되지 않았던 만큼 일일이 확보해야했다. 또 시민들의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과 영상 데이터, 심지어 트위터와 페이스북 대화까지 끌어모았다.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수천여건의 제보가 쏟아졌다. 테러당일 현장 기지국 통화로그 기록을 모두 확보했다. 데이터는 모두 10테라바이트(TB)분량으로 영화 1만편에 해당했다. 마치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았다.

보스턴 테러사건 이튿날인 4월 17일, 현장감식반이 증거수집에 여념이 없다. / 사진=조성훈기자 보스턴 테러사건 이튿날인 4월 17일, 현장감식반이 증거수집에 여념이 없다. / 사진=조성훈기자
하지만 데이터 분석의 결과는 놀라웠다. FBI는 수집한 동영상을 분석전문가들에게 넘겼고 이들은 먼저 수집된 멀티미디어 파일들의 데이터 형식을 통일했다. 이를 중앙시스템에 업로드에 일일이 분석해갔다. 현장에 있던 용의추정 인물들의 유형을 뽑아내고 일일이 식별코드를 붙이는 방식으로 용의자를 좁혀갔다.



분석결과 용의자는 흰색 야구모자를 착용했고 밝은색 후드티와 검은재킷을 입고있었다. 현장에 폭탄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내려놓는 모습이 영상 판독과 부상자의 증언을 통해 확인된 것.

빅데이터 전문가들은 보스턴 테러사태는 직감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범죄수사에 비해 빅데이터가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증명한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전용준 리비전컨설팅 대표는 "보스턴테러 수사에서는 CCTV나 SNS, 시민촬영영상 등 구조화되지 않은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단기간에 용의자를 추적한 사례로 특히 공익적 목적의 빅 데이터 활용에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가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빅데이터는 사후분석과 대처보다는 사전예측에 더욱 큰 가치를 얻을 수 있으며 데이터 수집과 가공, 처리기술에 여전히 개선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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