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전면금연, 게임업계 약일까 독일까

김수연 기자 2013.06.1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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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전면금연 시행 2주차에 접어든 지금, 상황을 지켜보는 게임업계의 심정은 복잡하다. PC방이라는 핵심 유통채널에 타격이 불가피하더라도 'PC방 금연법' 취지가 국민 건강을 증진하자는 데에 있는 만큼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보건복지부는 6월8일부로 PC방 전체를 금연장소로 지정했다. PC방 업주들은 흡연석을 모두 없애고 별도의 흡연구역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흡연구역에 PC를 설치해서도 안 된다. 연말까지 계도기간이지만 의도적 불응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PC방에서 흡연하다 적발되면 10만원을 내야하고, 금연구역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은 PC방 업주에게는 최대 500만원까지 과태료를 물릴 수 있다.



PC방 금연법 시행 이후 두번의 주말을 겪은 게임업계는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눈치다.

한 온라인 게임업체 관계자는 "PC방 금연법이 게임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히 있다"며 "특히 업체들의 PC방 과금 수익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그 수익이 어느 정도 줄어들지는 이용자 행태 변화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상황을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PC방 매출 비중이 전체 회사 매출의 10%를 차지한다는 또다른 게임업체 관계자는 "안 그래도 경기침체 여파로 게임 유통채널인 PC방 수가 감소추세에 있는데, 이번 법 시행으로 PC방 감소 추세가 가속화될 경우 게임업계 역시 좋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PC방이 줄면 게임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은 당연지사고, 특히 18세 이상 유저층을 공략한 히트작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PC방 매출이 수백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영향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PC방 금연법 시행 첫주말인 지난 8~9일 만해도 800만대를 유지했던 PC방에서의 총 게임이용시간은 두번째 주말로 접어들면서 700만대로 떨어졌다.PC방 게임트래픽 분석 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15~16일 PC방에서의 총 게임이용 시간은 각각 791만 시간과 778만 시간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면금연이 시행되기 전 주의 주말(6월1~2일)에 비해 각각 6%, 5%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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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장기적으로는 PC방 전면금연이 건전한 PC방 문화를 정착시킴은 물론, 게임업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청소년 유저를 겨냥한 히트작들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PC방이 잘 되는 건 우리나라에 놀이문화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며 "법 시행으로 쾌적하게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오히려 PC방에나 게임업계에나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지만 PC방 업주들이 매출 급감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는 만큼, 자칫 그들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이런 이야기를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재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게임트릭스 관계자도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지만 PC방 금연법 시행 이후 PC방에서의 총 게임이용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다시 청소년 유저층이 PC방으로 몰리면서 이용시간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법 시행이 PC방 게임이용시간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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