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명은 그리스도교 발생 이전부터 전해져온 오래된 말로, 티베르강(Tiber River) 옆에 위치한 ‘바티칸 언덕’을 뜻하는 라틴어 ‘몬스 바티카누스(Mons Vaticanu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Musei Vaticani, 이곳에 가보면 정말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것들인가?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자아내게 한다.
회화관(Pinacoteca)과 피냐의 안뜰(Cortile della Pigna)을 지나 피오 클레멘티노 박물관(Museo Pio Clementino)에 들어가면 앞서 봤던 회화들과는 달리 살아 움직일 것 같은 조각들이 우리를 반긴다.
↑‘라오콘 군상’(기원전 2세기, 헬레니즘 시대 작품의 로마 모작품), 팔각 정원 ⓒ사진=송원진
이 시각 인기 뉴스
↑길이 120m 너비 6m의 지도방(Le Galleria delle Mappe) ⓒ 사진=송원진
지도의 방(Le Galleria delle Mappe(1578-1580)은 길이 120m 너비 6m의 복도이다. 이곳에는 교황이 재하는 성당 40개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그린 지도를 통해 그 당시의 역사와 지도 작성법을 볼 수 있는데 특히 아름다운 것이 황금빛의 천장화이다.
천장화를 보면 중간 중간 조각을 해놓은 것처럼 사람들이 보이는데 사실은 이것이 모두 ‘그림’이다! 어떻게 사람이 이런 작품을 창조해낼 수 있을까 싶었다.
처음 봤을 때는 조각 중간 중간에 그림을 그린 거구나 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옆에서 천장을 보던 러시아 사람이 같이 온 친구에게 “봐봐, 조각이 아니라 그림이야!”라고 하는 말을 듣고 눈을 크게 뜨고 뚫어지게 쳐다봤다. "어? 진짜 그림이네...세상에... 저건 인간이 그린 게 아니야!" 속으로 탄성을 지르며 되뇌었다.
↑ 라파엘로 ‘ 아테네 학당’ (1511), 서명의 방 ⓒ사진=송원진
숨바꼭질을 하듯 자신의 자화상도 함께 그려 넣은 이 그림은 신학, 철학, 수학, 예술등 각 학문을 대표하는 54명의 학자가 모여 토론하는 모습을 그렸다.
라파엘로는 이 작품으로 시스티나 소성당 천장화를 맡은 미켈란젤로에게 버금가는 명성을 얻었다고 한다. 나에게 이 그림은 집에 있는 3000개짜리 퍼즐을 맞추면서 익숙해진 그림이여서 진품을 보니 더욱 더 정감있게 보였다.
이렇게 라파엘로의 그림까지 보게 되면 시스티나 소성당에 들어서게 되는데 이 곳은 사진 촬영이 금지라서 사진을 남기지 못 하고 내 눈과 마음에만 살포시 담아왔다.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1541)’과 천지창조’(1512)는 정말 넋이 나갈 만큼 대단한 작품들이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가들의 최고 창조품을 보니 정말 바티칸 박물관이 가지고 있는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한 몸에 느낄 수 있었다.
시스티나 천장화인 ‘천지창조’를 보고 밖으로 나오면 바티칸의 중앙에 있는 산피에트로 대성당(St Peter’s Basilica)이 보인다.
↑ 성 베드로의 유골함이 있는 곳 ⓒ사진=송원진
라파엘로(Raphael), 미켈란젤로(Michelangelo), 베르니니(Bernini), 마데르나(Maderna), 브라만테(Bramante)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들이 120년에 걸친 작업 끝에 1626년 지금의 대성당 모습을 갖추었고 대가들의 빛나는 작품이 같이 숨쉬는 곳이기도 하다.
↑ 미켈란젤로의 3대 걸작중 하나인 ‘피에타’ ⓒ사진=송원진
일부 파편들이 사라졌지만 바닥에 떨어진 미세한 가루까지 찾아내 정성스럽게 복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사건 후 피에타는 유리 막 너머로만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베르니니의 마지막 작품도 그렇고,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도 그렇고 엄청나게 큰 대리석을 깎아내 조각했는데 어떻게 저렇게 매끈하고 아름다운 굴곡과 따스함을 만들어 낼 수 있었는지 정말 불가사의하다.
눈앞이 빙빙 거렸다. 너무 많은 작품들이 끊임없이 큰 파도처럼 몰려왔다. 그 속에서 큰 태풍을 만난 난파선이 파도에 부딪치듯 이리저리 모든 작품들을 몸과 마음, 눈과 머리로 받아들였다.
↑ 베르니니의 마지막 작품인 ‘교황 알렉산도 7세 기념비 ⓒ사진=송원진
↑ 서기 27년 이집트에서 가져온 오벨리스크가 서있는 산 피에트로 광장(Piazza San Pietro) ⓒ사진=송원진
거대한 규모, 화려한 장식, 과장되고 극적인 분위기를 모두 다 갖춘 이 곳은 크리스마스 미사, 부활절 미사 등 큰 행사 때 마다 뉴스에서 자주 보았던 그곳이다. 이곳은 바티칸의 마지막 웅장함과 거대함을 선사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7시간 이상을 ‘우와!’라는 감탄사와 함께 했다. 로마라는 도시보다 바티칸이 주는 감동은 정말 대단한 것이었다.
하루 종일 거장들의 숨결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이 시간은 그 어떤 미술관보다도 큰 행복을 안겨주었다. 그랬기에 지금도 유럽 중 가장 좋았던 곳이 어디냐는 물음에 난 꼭 바티칸을 이야기 한다.
다음에도 시간이 된다면 다시 한번, 아니 여러 번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다. 꼭 다시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등 모든 천재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다.
☞ 6월 나눔콘서트 : 생상스 '죽음의 무도' & 리스트 '스페인 랩소디'
->'송원진,송세진의 소리선물' 6월16일 광화문 KT올레스퀘어 드림홀
◇ 클래식도 즐기고 기부도 하는 <5천원의 클래식 콘서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