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2012년 연도별 주택NPL(부실채권) 경매 낙찰가 총액 현황./자료제공=부동산태인
25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www.taein.co.kr)이 2006년부터 올 5월 22일까지 경매가 진행된 주택NPL(주택 담보부 부실채권) 물건 4만6081개를 연도별로 나눠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낙찰가 총액이 1조2270억원으로 사상 처음 1조원을 넘어 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경매로 넘어온 주택NPL 물건도 동반 증가해 2006년 1477건에 불과했던 주택NPL 물건은 △2007년 3305개 △2008년 4656개 △2009년 4289개 △2010년 8634개 △2011년 7775개 △2012년 1만2299개 등으로 조사됐다.
NPL(부실채권) 채권 매입 흐름도./그래픽=강기영
NPL(Non Performing Loan)은 은행 등 금융권이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대출을 뜻한다.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무수익여신'이란 전문용어도 있지만, 통상 '부실채권'으로 불린다. 때문에 금융사로선 이 NPL을 파는 방법으로 대출금을 회수하면서 투자가 이뤄진다.
은행 등 금융권은 채무자에게 대출해주고 대출이 부실화할 경우에 대비, 담보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데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금융권은 이 저당권을 유통화해서 현금화해야 한다. 이렇게 발생한 부실채권 매물은 국내외 은행 등 금융회사가 컨소시엄을 만들어 자금을 모은 다음 공개입찰을 통해 시세보다 값싸게 매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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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기업이 자산유동화 회사인 SPC(Special Purpose Company)다. 유암코, 우리F&I, 저축은행 등이 있는데 채권금액이 큰 경우에는 직접관리하고 중소규모의 채권은 수탁관리사가 맡아 유동화한다. 개인이 투자할 경우 경매정보사이트에 매각을 의뢰한 매각담당자나 등기부에 기재된 유동화회사와 협의해 거래할 수 있다.
◇'불황'일수록 '호황'인 NPL시장···일본계 은행도 진출
저금리 기조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고 경기 불황으로 금융회사들의 NPL이 늘고 있다 보니 SPC들은 큰 수익을 내고 있다. 게다가 10조원 시장으로 성장한 국내 NPL 시장엔 최근 엔화 약세 흐름을 타고 일본계 자금도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NPL(부실채권) 취급하는 유동화전문회사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추이./그래픽=강기영
업계 2위 우리금융그룹 자회사인 우리F&I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588억원에 달해 2011년(449억원)에 비해 31%나 증가했다. 순이익도 전년 352억원에서 41% 늘어난 497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엔 엔화 약세로 일본계 자금이 국내 시장에서 큰 손으로 등장하고 있다. 일본계 은행인 신세이뱅크가 지난해 10월 이후 국내 NPL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기업은행이 하반기에 내놓은 대부분의 NPL을 사들인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기업은행이 내놓은 1035억원의 NPL을 사들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일본계 은행이 앞뒤 재지 않고 NPL 매입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엔화 하락 기조와 NPL 시장 확대를 예측하고 자산을 미리 매입해 두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경매보다 수익성 높아 '인기'···올해 NPL시장 4·1대책 영향으로 더 늘 것
경매에서 주택NPL 투자는 근저당권을 사서 경매에서 제3자가 낙찰받을 때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경매낙찰가가 채권액보다 낮으면 채권액 전부를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
경매 직전에 1~2순위 저당권을 사들인 후 직접 해당 주택을 낙찰 받는 방법도 있다. 선순위 저당권을 할인가격에 낙찰받기 때문에 수익성이 경매낙찰가보다 5~10% 정도 높은 게 일반적이다.
최진순 알앤디연구소 대표는 "최근 부동산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다시 NPL 매물 공급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통상 NPL이 경매낙찰가보다 10% 이상 싸기 때문에 유통과정만 잘 이해하면 남들보다 한발 앞서 값싼 경매부동산을 수월하게 낙찰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올해는 양도세와 취득세 면제 혜택을 담은 4·1부동산종합대책이 시행되고 있어 주택구입 여건이 여느 때보다 좋은 상황"이라며 "자연히 NPL을 활용한 주택낙찰 사례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F&I 관계자도 "가계대출 증가와 부동산시장 불안정으로 개인대출 부실화가 증가하고 건설업체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지난해와 동일하게 기업회생채권과 부실PF채권 매각물량이 증가할 것"이라며 "외국계투자자 중심으로 한 국내 제2금융권도 부실채권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앞으론 치열한 경쟁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