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출신 30대男, 닭강정 팔아 월수입 1000만원?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3.06.09 09:38
글자크기

[머니위크]창업트렌드/ 프랜차이즈로 변신 꾀하는 자영업자들

 가마로강정 황인성 점주 가마로강정 황인성 점주


국내 외식프랜차이즈는 2000년부터 10여년의 짧은 기간 동안 급성장을 이뤘다. 자영업자에게 가맹본사 시스템과 노하우를 전수해 성공확률을 높이는 프랜차이즈의 기능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랜차이즈 특성상 가맹사업이 질적 성장을 이루려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간의 상생 및 고객가치 경영이 실현돼야 한다. 이를 위해 가맹본사와 가맹점, 독립점 등이 정기적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최근에는 독립점에서 프랜차이즈로 변신을 꾀함으로써 성공한 창업자가 여럿 등장해 눈길을 끈다.

◆손쉽게 배울수 있는 '소자본 치킨전문점'



2005년부터 지난해 5월말까지 개인 컴퓨터판매수리점을 운영하다 그만두고 테이크아웃 닭강정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가마로강정' 상동점을 재창업한 황인성씨(35). 컴퓨터학과 출신이 자신의 전공을 살려 독립점을 창업한 경우다.

"대학 졸업 후 컴퓨터 대리점에서 2년간 일하다 가족의 지원을 받아 동인천역 주택가 인근에 5000만원(점포구입비 제외)을 투자해 8평 규모의 컴퓨터판매수리점을 창업했죠. 당시 컴퓨터 소프트웨어 운영체제가 변경되면서 수요층이 많았습니다. 컴퓨터 수리 수요 또한 많아 최고 월 5000만원까지 매출을 올린 적도 있었죠."

하지만 컴퓨터 수리비의 경우 출장비까지 포함해 남는 게 1만~2만원 수준이어서 수익성이 낮은 데다 결정적으로 2011년부터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컴퓨터에 대한 수요가 극감해 한달 평균 매출이 급격히 떨어져 재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그는 재창업 아이템으로 어느 정도 수요층이 보장된 소규모 치킨 창업을 구상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조리경력이 전무했기 때문에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보유한 프랜차이즈를 찾아 다녔다.

지금의 매장을 오픈하기까지 가맹본부에서 총 27일간 이론과 현장실습교육을 받았다는 황씨. 그는 프랜차이즈에 대한 이해와 가맹본부의 역할과 기능, 가맹점 권리와 의무 등 필수 이론교육과 함께 상황별 응대법과 조리·운영들을 미리 체험할 수 있게끔 본사 직영점에서 현장업무를 교육 받았다.

조리 경험이 없었던 황씨는 본사에 요청해 기본 20일간의 현장실습교육에 추가로 7일을 더 교육받아 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오픈 전 직영매장에서 하루 10시간씩 현장근무 하면서 닭강정을 튀기고, 무쇠 솥에 소스를 볶는 조리부터 효과적인 고객응대법 등 오픈에서 마감까지 드는 준비사항들을 매일 체크하고 교육 받았습니다."

또한 2012년 8월3일 매장 오픈 하루 전엔 본사 수퍼바이저 1명이 매장에 투입돼 시설 설비와 동선을 체크받는 등 최종 정비를 마쳤다. 창업투자비는 가맹비, 시설집기, 인테리어비 등을 포함해 총 5000여만원(권리금 1억원, 보증금 5000만원, 월세 200만원, 점포구입비 제외)이 들었다.

현재 황씨 매장의 월 평균 매출은 7000만원선. 2명의 인건비와 임대료, 운영관리비 등을 제외한 수익은 1000만원선이다. 별도의 테이블 없이 오롯이 포장 판매만으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오니기리 점주 오니기리 점주
◆이색적인 메뉴와 심플한 조리과정

8평 규모의 일본식 삼각김밥전문점 오니기리와이규동 가재울뉴타운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정호씨(37)는 한식전문점을 2년 남짓 운영하다가 2011년 11월 프랜차이즈로 재창업한 케이스.

김씨가 재창업한 '오니기리와이규동'의 경우 수제 삼각김밥인 오니기리와 일본식 덮밥 규동을 주 메뉴로, 한식집에 비해 메뉴 구성이 단순해 노동강도가 낮고 조리 또한 간편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아내와 함께 운영하며 하루 100만원선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오전 10시에 매장 문을 열면 12시 점심시간엔 우동 및 규동 등의 식사메뉴가 집중적으로 팔리고, 간식 타임인 오후 2시 이후부터 저녁 8시까지는 삼각김밥이 꾸준하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밤 10시까지 고객 유입이 꾸준한 편입니다."

지금의 프랜차이즈로 창업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그는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해 업종변경 자금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일본식 삼각김밥과 규동이라는 이색적인 메뉴 구성, 심플한 조리 매뉴얼만으로도 음식을 만들 수 있어 매장 운영비 또한 경감시킬 수 있었다"고 말한다.

레스토랑에서 10년 간 조리장으로 근무한 베테랑 요리사 출신인 김씨는 2009년 아파트 신축공사 마무리가 한창 진행되던 가재울뉴타운 상가에 한식집을 오픈했다. 조리 실력만큼은 자신 있던 그였지만 자신이 생각했던 것만큼 쉽지 않았다.

현재 점포 위치는 서대문 가좌역과 명지대학교 인근의 가재울뉴타운 지역으로 입점 당시 국수전문점, 국밥전문점, 분식점 등이 있었지만 숫자는 미미한 편이어서 경쟁강도가 낮다고 판단해 이곳에서 재창업했다.

김씨는 점포구입비와 시설비를 포함해 약 1억3000만원을 투자했다.

◆가맹본사가 조리인력 지원 '매력'

2012년 11월 40평 규모의 생맥주전문점을 오픈한 치어스 역촌점 김애경씨(47). 매출 부진을 겪던 국밥전문점을 생맥주전문 프랜차이즈로 전환해 성공한 케이스다. 오픈 초기 겨울철 비수기에도 평일 130만원과 주말 15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김씨 매장은 레스토랑을 연상시키는 아늑한 공간과 해산물 요리, 파스타, 양식, 일식, 중식 등 레스토랑 타입 프리미엄 메뉴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인근 고객에게 인기다.

김씨는 국밥전문점을 운영하던 당시 비수기와 성수기 매출 차이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업종 전환을 고민하던 중 남편과 우연히 들른 생맥주전문점에 매력을 느끼고 창업했다.

주택가에 위치한 김씨 매장은 오피스가나 중심번화가가 유리한 생맥주전문점 입지로는 불리했지만, 지역주민이 간편한 차림으로 매장을 방문해도 어색하지 않으면서 가족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다양한 요리를 갖춰 이를 극복했다.

그는 창업 전에 실제 치어스를 운영 중인 구의동, 성수동, 옥수동 등의 점주와 대화를 통해 주방인력관리시스템으로 종업원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업종 전환을 결심을 했다.

김씨는 "음식점은 조리를 담당하는 종업원이 그만두면 업무공백이 생기게 마련인데, 이런 공백을 본사 직원이 해결해주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주택가 입지의 불리함과 종업원 문제가 해결되자 김씨는 리모델링 비용 1억원을 투자해 업종을 전환했다. 김씨 매장은 업종을 전환한 지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기존 경쟁점 3곳을 제치고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