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그룹 회장/사진=STX 제공.
채권단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 전례를 고려하면 강 회장의 대주주 지위 상실은 자명한 상황이다. 다만, 성공적 구조조정을 위해선 그룹 오너나 기존 경영진의 경영 능력이 필요한 만큼 채권단이 강 회장의 '경영권'은 보장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강 회장은 현재 개인 및 본인 소유 특수관계사인 포스텍이 보유 중인 그룹 지주사 ㈜STX의 지분(32.96%)을 통해 그룹 전반을 거느리고 있다. ㈜STX는 주요 계열사인 STX조선해양(30.58%)과 STX팬오션(27.36%), STX엔진(33.55%), STX에너지(43.15%) 등의 모회사다.
강 회장이 대주주 지위를 상실하더라도 경영권은 당분간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강 회장은 이미 채권단에 STX조선해양 관련 지분 권리 포기 각서를 제출하고 경영권에도 집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그룹 회생에만 전념하겠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한 셈이다.
하지만 팬택 박병엽 부회장이나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처럼 강 회장이 경영권을 보장받아 회생 과정에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류희경 산업은행 부행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무조건적으로 오너를 (경영에서) 배제하는 것은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한다"며 "필요하다면 기존 오너의 도움을 받아 조속히 경영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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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회장이 경영권을 보장받더라도 대주주 복귀 등 '재기'를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STX는 비조선 계열사를 모두 팔고, STX조선해양 등 조선 부문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 경영정상화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선 조선업황 회복이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이지만 조선산업은 여전히 장기 침체 국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