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뜨면 아파트 값 오른다, '반포 아가리'?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3.05.0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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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부동산 달인']<1>천호뉴타운 - 박병집 뉴욕부동산 대표

편집자주 부동산 신화불패가 통했던 시절 동네마다 '부동산' '복덕방'으로 사랑방 역할을 한 중개업소들. 지금은 분양단지 상가의 절반이 중개업소일 정도로 많다. 이중에는 10년 이상 한자리에서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는 '동네 부동산 달인'이 있다. 머니투데이는 이같은 중개업소 대표들을 만나 단지나 해당 지역의 투자가치를 가늠해보고 지역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들을 통해 간접 체험해보고자 한다.

박병집 뉴욕부동산 대표 / 사진 = 김유경 기자박병집 뉴욕부동산 대표 / 사진 = 김유경 기자


 "2001년 '아가리'라는 별명을 가진 반포 중개업자가 '떴다' 하면 암사동 재건축단지 아파트 매매가격이 2~3일 내 수천만원이 올랐어요."

 서울 강동구 천호·암사동에서 14년째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박병집 뉴욕부동산 대표(57)는 10여년 전 강동아파트 재건축 추진 당시를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아가리'는 한번 '떴다' 하면 반포동 복부인을 몰고와서 10~20가구씩 싹쓸이했다. 이같은 사재기는 아파트 시세를 들썩이게 했고 수일 내 매매가격을 2000만~3000만원씩 올렸다.

 '아가리'는 일종의 부동산 작전세력이었다. 단기 가격상승은 결국 기존 매매계약자들의 해약사태로 이어졌고 처음부터 계약금을 적게 설정해 계약해지를 유도하는 수법을 썼다. 아가리는 중간에서 위약금을 30%나 챙겼다.



 이를테면 1억5000만원짜리 아파트를 매매계약할 때 통상 계약금은 10%인 1500만원이지만 아가리는 1000만원만 지급했다. 이후 2~3일 내 시세가 2000만~3000만원 오르면 매도자는 해약하기 십상이다.

 해약금의 2배인 2000만원을 반환하고도 1000만~2000만원의 차액이 생기기 때문이다. 해약이 되면 아가리는 복부인들로부터 건당 300만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았고 이같은 불로소득은 세금도 없었다.

 박 대표는 "암사동 재건축단지에서만 아가리와 3번 정도 마주쳤다"면서 "1억5000만원짜리 매매계약시 중개수수료(0.4%)는 60만원이었는데 아가리는 해약금으로 300만원씩 챙겼으니 당시 매매로 돈을 벌은 이는 아가리였다"고 회상했다.


 2001년 강동아파트(현 강동롯데캐슬퍼스트)를 1억5000만원에 산 복부인들도 2004년에 4억원까지 치솟으면서 2~3년 사이에 3배 가까이 벌었다.

 박 대표도 2001~2002년 사이에 10억원을 번 당사자다. 아파트 매매 중개수수료로는 크게 못벌었지만 다른 사람이 관심을 갖지 않은 상가에 투자해 큰 돈을 벌었다. 강동아파트 상가 매매가 큰 돈을 만지게 해준 첫 사례다. 그는 1000만원을 투자해 한달 만에 1억2000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매매가격이 1억2000만원이었는데 월세 보증금이 1000만원 들어 있었고 은행 대출을 1억원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상가매매 사례가 없다보니 은행직원도 상가가격을 잘 몰라 1억원이나 대출해줬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게다가 상가는 매매 한달 만에 바로 조합에 되팔았다. 매매가격은 2억5000만원으로 각종 수수료를 제하고도 1억2000만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었다.

 박 대표는 지금도 상가를 권한다. 천호4촉진구역 코오롱상가와 현대프라자상가의 경우 1층 기준으로 3.3㎡당 900만원선이면 투자가치가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조언이다.

 박 대표는 "일반적으로 아파트만 신경쓰는데 상가는 재건축 후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를 선택할 수도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현재 천호6구역의 조합원이면서 조합장을 준비중이다. 국제공인중개사(2003년) 증권투자상담사(2008년) 파생상품투자상담사(2009년) 자격을 취득했으며 미국 부동산협회 회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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