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포기후 현대重 입사하자 부모님 더 좋아해"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13.04.2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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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da 혁신경제;스펙파괴]<7-2>공고 나와 현대중공업 입사한 추성빈씨 인터뷰

"대학 포기후 현대重 입사하자 부모님 더 좋아해"


"저의 꿈을 위해 대학 진학을 포기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가 강했습니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실업계 고등학교에 입학한 만큼 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이제는 현대중공업 (137,000원 ▲2,700 +2.01%)에 입사한 저를 누구보다 자랑스러워 하십니다."

지난해 말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추성빈씨(20·사진)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국립 마이스터 고등학교인 전북기계공고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내내 학교성적이 상위권에 머물렀던 그에게 부모님들은 여전히 대학교 입학을 권했다.



하지만 부모님의 제안을 뒤로하고 그는 들어가기 힘들다던 대기업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그의 꿈과 열정이 학교, 학점, 외국어 점수 등의 스펙을 뛰어 넘어 면접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추 씨는 "현대중공업은 면접 비중이 높은데 면접에서 10년 뒤 현대중공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겠다는 목표와 자동차나 일반 제품보다 스케일이 큰 배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가 점수를 높게 받은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대학교를 나와 취업난을 겪기보다 기술을 익혀 남들보다 빨리 사회에 진출해 꿈을 펼치고 싶었다"고 했다.

물론 그가 현대중공업에 입사하기는 쉽지 않았다. 전북기계공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다보니 대기업에 지원할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몇 번의 고배를 마신 뒤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하게 됐고 부족한 면을 보완해서 현대중공업의 문을 두드렸다.

그는 대학을 포기하고 일반 기업에 취업하길 원하는 후배들에게 "기업을 정하기보다 자기가 원하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표를 가지고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한다면 어느 기업에서든 필요로 하는 유능한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스펙파괴, 저소득계층 등 대기업들의 '열린 채용'이 늘고 있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바람도 밝혔다.

추 씨는 "실업계, 지방대학교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들이 좋지 못한 면이 있다"며 "고등학교 시절 어머니가 친구 모임에 나가면 실업계 다니는 자녀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결국 떳떳하게 대기업 취업에 성공하게 됐다. 이제는 자식의 진로와 취업 걱정을 하는 다른 부모들에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추 씨는 "오히려 실업계에서는 인문계에서 하는 공부 외에도 실전을 통한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강점을 보유할 수 있다"며 "스펙을 파괴해 인재를 뽑는 기업들의 인식이 확산되는 것과 동시에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열린 채용'의 문이 더욱 활짝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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