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공부하는 PB..."올해는 해외채권 주목"

더벨 김용관 기자, 이승우 기자 2013.04.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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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인사이드] ②우은영 삼성증권 마스터 PB

더벨|이 기사는 04월15일(09:30)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장기는 채권...카드채 투자로 대박 경험

- 고객 자산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우 팀장만의 특별한 포트폴리오가 있나요?



▲ 정해놓은 포트폴리오는 없어요. 장이 좋으면 주식, 안 좋으면 채권으로 대응합니다. 기본적으로 채권을 좀 더 선호하는 편이에요. 채권은 국채 위주로, 주식은 우량주를 장기 투자합니다. 채권의 경우 고객들이 만기 때까지 가져가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최근에는 중간 중간 차익실현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 요즘 어떤 상품에 관심을 갖고 있나요?



▲ 주식은 박스권에 갇혀있다고 생각합니다. 돈이 시중에 많이 풀렸는데도 낙폭과대주가 반등하지 못하는 건 아직 지수 상승기가 아니라는 뜻이죠. 박스권에선 레버리지 ETF를 추천하는 편이에요.

채권은 브라질 물가채가 좋아보여요. 브라질은 젊은 인구가 반인데 근로소득이 소비로 바로 이어지는 편이죠. 또 통화가치 하락으로 수입물가 상승이 잠재해 있어 상당히 메리트가 있는 것 같아요. 브라질 물가채는 4~5년정도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 국채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메리트가 크게 없는것 같아요. 환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해외채권이 국채보다 더 나은거 같아요.

실제로 인터뷰 당일 우 팀장의 고객 1명이 20억원어치의 브라질 물가채를 샀다고 했다. 브라질 물가채는 삼성증권이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상품이다. 올해 1조원어치를 팔겠다는 내부 목표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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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터 PB가 되려면 고객의 특별한 신뢰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 고객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부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궁금한 게 생기면 정부의 통계청이나 기획재정부에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기도 해요. 2004년 카드채 위기 때는 채권은 물론이고 카드회사와 관련된 것을 철저하게 분석해서 고객돈 500억원을 모아 투자한 적 있어요. 그 때 돈을 꽤 많이 벌었어요. 고객들에게 칭찬 많이 받았죠.

◇꿈은 골드 마스터 PB...고객 신뢰얻기 위한 비결은 공부

- 항상 잘 나기만 하지는 않았을텐데요. 손해본 적은 없어요?

▲ 2006년에 투자한 기아차 ELS는 완전히 실패했어요. 그 당시 제 별명이 'ELS의 여왕'이었어요. 그만큼 ELS도 많이 하고 잘 한다고 자신했죠. 그런데 2009년 만기가 돌아왔을 때 3분의 1 토막이 난거에요. 유동성 위기로 주가가 계속해서 떨어지는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더라구요. 당시 만삭이었는데 화장실 가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그래서 기아차를 꼼꼼히 분석해봤어요. 그런데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는데 기아차 판매대수가 늘어나고 있는거에요. 다른 자료들을 살펴봐도 상승 잠재력이 높아보이더라구요. ELS 투자로 손실 본 고객들에게 현물 주식을 사자고 권유했어요. 아시다시피 대박이었죠. 당시 1만원도 안하던 주가가 5~6만원대까지 갔으니까요.

ELS 만기 때는 손실 본 고객들에게 너무 죄송했는데 대부분 이해해주셨어요. 딱 한분만 돈을 빼서 다른데로 가셨어요. 지금도 그분만 생각하면 가슴에 멍울이 있는거 같아요. 다른 분들은 그래도 다 만회했는데 그분만 손해봤으니 아쉬움이 크죠.

- PB가 고객 섭외하러 다니는 것보다 공부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아요.

▲ 제 상담시간은 기본이 2시간이에요. 고객들이 충분히 수긍할 수 있을 때까지 설명하고 또 설명합니다. 그래서 고객이 결정하실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거죠. 10~20분 상담하고 결정할게 아닌것 같아요. 상당수 고객이 은퇴한 분들이라 안전하게 자산을 관리해야 하는데 대충 할 수는 없잖아요. 고객이 특정 상품을 사자고 하더라도 제가 보기에 진짜 아니라고 판단될 때는 설득해요.

이렇게 장시간 상담하려면 저 자신이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공부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평일에도 퇴근 안하고 남아서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요. 남들은 골프를 치거나 술자리를 통해 좋은 관계를 맺기도 하지만 전 그게 안되요. 학연이나 지연은 없지만 오히려 이런 점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게된 것 같아요.

- 마스터 PB인데 다른데서 스카우트 제의는 안오나요?

▲ 올해 제가 마스터 PB가 됐잖아요. 이걸 3년 이상 유지하면 골드 마스터 PB가 됩니다. 올해 이 제도가 생겼어요. 골드 마스터 PB가 되면 임원급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스카우트 제의도 가끔 있지만 제 꿈은 저를 키워준 삼성증권에서 골드 마스터 PB가 되는 겁니다.

인터뷰 내내 그의 조리있는 말솜씨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금융상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물론이고 상대방을 집중하게 만드는 능력도 대단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만회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성실함이 성공의 비결 아닐까.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데 그가 한마디 했다. "브라질 물가채 사실거면 저한테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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