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펜회사가 의료기기를? 변신하는 회사들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13.04.0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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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사업을 추진하는 이동통신사, 화장품을 만드는 교육회사, 원두커피 사업에 나선 여행사…."

3월 주총 시즌을 거치면서 기존 주력사업 이외에 신규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상장사들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신사업들이 기존 사업과는 동떨어진 것들이 많아 주가에는 그리 호재로 작용하지 않는 모습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사업목적을 추가한 상장사수는 유가증권 107개, 코스닥 17개 등 총 124개에 달했다. 기업들이 추가한 신사업은 주로 신재생에너지, 화장품, 부동산임대업 등이었다.



통신업계의 '양대산맥'인 SK텔레콤과 KT는 나란히 에너지관련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KT (36,950원 ▼300 -0.81%)는 에너지 진단사업과 에너지 절약전문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고, SK텔레콤 (52,000원 ▲200 +0.39%)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빌딩 에너지 관리 솔루션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기계설비공사업 등 건설업'과 '기타 관련된 부대사업'을 정관에 넣었다.

하지만 신사업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지는 못했다. KT와 SK텔레콤은 주총을 통해 사업목적을 추가한 지난달 22일 나란히 2% 하락했다. 이후에도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며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보안업체인 에스원 (62,900원 ▼200 -0.32%)과 케이블TV업체인 CJ헬로비전 (3,230원 ▲15 +0.47%)도 신재생에너지사업을 비롯한 부대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대상 (22,600원 ▲200 +0.89%)도 주총을 통해 화력발전, 신재생에너지 생산 및 공급 사업에 진출키로 했고, 애경유화 (15,080원 ▼120 -0.79%)도 전기와 태양광 발전 사업을 새로운 먹을거리 사업으로 정했다.

화장품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기업도 많았다. 신세계푸드 (37,950원 ▲300 +0.80%)는 화장품 수출입, 제조, 유통, 판매를 비롯해 피부미용업과 미용기기 수출입, 제조, 유통, 판매업까지 '통 큰' 신사업 진출 의지를 밝혔다. 교육업체인 웅진씽크빅 (2,180원 ▲5 +0.23%)도 주총을 통해 화장품, 피부미용기기, 건강기능식품, 여행업까지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한화그룹 계열사 한익스프레스 (4,715원 ▲5 +0.11%), 의류업체 F&F (15,450원 ▲240 +1.58%) 등도 올해부터 화장품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부동산 임대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도 늘었다. 두산 (162,900원 ▼2,100 -1.27%)은 부동산 관리를 비롯해 건축물 청소, 주차장 운영, 도로 및 관련시설 운영업을 새롭게 사업목적에 넣었고, 동양 (909원 ▼5 -0.55%)도 부동산 관리 및 사업시설 유지관리 서비스를 추가했다. 동남합성 (33,500원 ▼200 -0.59%), 한미글로벌 (16,070원 ▼110 -0.68%) 등도 부동산 매매 및 임대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밖에 필기구로 유명한 모나미 (2,855원 ▼40 -1.38%)는 의료기기 사업을, 여행사 자유투어 (0원 %)는 원두커피 제조업, 다음 (46,100원 ▼350 -0.75%)은 전자결제 서비스를 각각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병준 동양증권 연구원은 "신규 사업 진출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기 위해선 기존 사업이나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기업들이 새로운 업종에 도전하는 게 '발상의 전환'에 따른 성공 스토리가 될지 '또 하나의 짐'을 지우게 될지 면밀히 살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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