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6번" 끊이지않는 현대家 '경영권분쟁史'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3.03.2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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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故정몽헌 사망이후 갈등·반목 '반복'...올 주총선 현대그룹 '판정승' 대응주목

10년 사이 벌써 6번째다. 똑 같은 갈등이 꼭 2년 만에 재연됐다. 현대그룹과 범 현대가(家)의 경영권 분쟁 얘기다. 이번에도 현대중공업이 현대그룹을 상대로 '실력행사'에 나섰다. 결과는 2년 전과 달랐다. 현대그룹의 판정승이었다.

현대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 (16,180원 ▼340 -2.06%)은 22일 주총에서 신주인수권 제3자 배정 허용, 우선주 발행 한도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가결했다. 표 대결 결과는 찬성 67.35%, 기권·반대 32.65%로 집계됐다. 출석 주주의 2/3 이상(66.67%) 가결 기준을 가까스로 넘어선 박빙 승부였다.



이날 주총 결과에 따라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우선주 발행을 통해 신주를 우호적인 제3자에게 넘길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현대상선 주식을 32.9% 보유하고 있는 범 현대가의 지분율을 낮춰 경영 지배권을 공고히 하고 자금도 조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현대그룹과 범 현대가의 경영권 분쟁은 2003년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사망 이후 10년 새 벌써 6차례나 반복됐다. 고 정 전 회장이 사망한 그 해, 부인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상영 KCC 명예회장 사이에 현대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시숙의 난'이 벌어졌다. 주총 표 대결까지 간 끝에 현정은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2006년엔 정몽준 의원의 현대중공업 (134,500원 ▼3,200 -2.32%)이 현대상선 지분 매입으로 현대그룹과 맞섰다. 이른바 '시동생의 난'이다. 현대그룹은 당시에도 가까스로 경영권을 지켰다. 2007년에도 '사단'이 벌어졌다. 현대그룹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제3자 배정 허용을 추진했다. 그러나 범 현대가의 강한 반발로 관철되지 못 했다.

2010년엔 정몽구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의 정면충돌이 있었다. 현대건설 인수전과 관련해서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현대차그룹이 이의를 제기했고 우선협상자가 현대차그룹이 바뀌는 곡절을 겪었다.

2011년 현대상선의 주총에서도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의 표 대결이 전개됐다. 현대그룹이 올린 우선주 발행 한도 확대 안건은 범 현대가의 반대로 부결됐다. 당시 현대중공업과 KCC, 현대산업개발 등이 주총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졌다. 찬성 64.95%, 기권·무효·반대가 35.50%로 안건이 가결되지 못 했다.


재계 관계자는 "2년 전과 달리 현대상선이 우호적인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경영권 지분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며 "10년 넘게 진행된 분쟁에서 현대그룹이 승기를 잡았으나 경영권 갈등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가 현대그룹의 경영권엔 관심이 없다고 누차 밝히고 있으나 어떤 식으로든 현정은 회장에 대한 견제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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