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은행株, 언제쯤 다시 웃을까

머니투데이 양정민 기자 2013.03.19 17:32
글자크기
전일 외국인 매도세에 급락했던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19일 동반 반등에 성공했다. 이에 대다수 업종이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으나 은행 업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은행 업종지수는 전날 대비 2.01포인트(0.84%) 하락한 238.05를 기록해 전기가스업 다음으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지난 11일 이후 7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개별주도 일제히 하락했다.신한지주 (47,700원 ▲1,200 +2.58%)가 1.74% 하락해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KB금융 (79,800원 ▲3,200 +4.18%) 우리금융 (11,900원 0.0%) 하나금융지주 (62,300원 ▲2,800 +4.71%) 외환은행 (0원 %) 등도 약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내우외환'에 은행株 투자심리 '꽁꽁'=은행주 하락세는 지난주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은행업종지수는 4.5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36%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큰 낙폭이다. 은행주 상승을 이끌 뚜렷한 정책 모멘텀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대내외 악재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것이 은행주 하락의 불씨를 당겼다. 이날 드림허브 출자사인 우리금융 (11,900원 0.0%)을 비롯해 롯데관광개발 (9,900원 ▲70 +0.71%)에 대출을 해준 하나금융지주 (62,300원 ▲2,800 +4.71%)도 1%이상 뒤로 밀려났다. 은행권의 출자·대출 규모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아니라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5개월 연속 기준금리 동결 방침을 밝힌 것도 은행주 주가에 별다른 호재가 되지 못했다. 4월에는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태다.

'밖'으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여의치 않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키프로스에 100억 유로를 지원하는 구제금융안에 합의하면서 미국, 중국, 유럽 등 국제 주요 증시에서 은행주가 일제히 부진을 보였다.


유상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업종 특성상 키프로스 사태가 외국인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차익 실현에 나서는 외국인이 늘고 있는 것 역시 은행주 하락세의 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예상보다 늦은 '봄'...4월을 기다린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악재에도 은행주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주가 새 정부 정책의 직간접적 수혜를 누릴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심규선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 출범 후에도 여전히 은행의 공공재 성격이 강조될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대외 변수가 안정되고 정부 정책 효과가 나타나면 리스크가 줄어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새 정부의 지원 정책에 따라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날 경우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 정책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현재 전체 은행권 대출의 30%를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부동산 경기 회복은 은행의 수익성, 성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현재 은행주의 업종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다만 본격적인 은행주의 상승은 4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 연구원은 "당초 예상과 달리 내각 구성이 늦어지면서 내수 진작 정책과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발표도 늦어지고 있다"며 "관련 정책이 발표되는 4월부터 은행주 상승이 재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그 이전의 주가 조정은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한지주 차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