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저축 300만 유치" 은행권 자존심싸움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3.03.0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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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형저축 300만 조기 유치, 시장 점유율 1위 달성'

은행들 간의 재형저축 유치 경쟁이 점점 가열되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경쟁은행에 대해 불완전 판매 의혹을 제기하는 등 신경전도 치열하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재형저축 가입 300만 유치를 목표로 세웠다. 은행권에서 가입대상자로 보는 900만 명 중 3분의 1에 해당한다. 은행 본점 로비에 '시장 점유율 1위 달성'이라는 글자가 적힌 대형 플랜카드를 설치하는 등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잠정 고객을 1200만명으로 본다"며 "일단 이 중 25%는 유치하겠다는 목표는 세웠지만 20%만 유치해도 성공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지난 2월 초부터 거래 중소기업을 돌며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재형저축 설명회'를 여는 등 홍보와 판촉에 열을 올렸다. 지난 6일 판매 첫 날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실적(7만2280계좌)를 기록한 것도 이같은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내부적으로 평가했다.



↑7일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로비에 '재형저축 시장 1위 달성'이라는 글자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7일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로비에 '재형저축 시장 1위 달성'이라는 글자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금리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외환은행은 이날 기본금리를 종전보다 0.3%포인트 올려 최고 연 4.6%금리 대열에 합류했다. 이로써 최고 연 4.6%의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은 기업, 광주, 외환은행 등 총 3곳으로 늘었다.

일부 은행들은 고객들의 가입 추이를 본 후 금리 조정을 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은행들의 금리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형 시중은행간의 가입자 수 격차가 벌어지면서 은행간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나타나고 있다.
전국 영업점 수가 1000개 안팎인 국민, 신한, 우리은행의 첫 날 판매 실적(최종집계)은 우리(7만2280계좌), 국민(5만9372계좌), 신한(4582계좌)은행 순이다. 특히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 6만계좌 이상이 차이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첫째 날 국세청 홈택스가 다운로드 되고 세무서도 대기 인원이 많아 몇 만명 이상이 가입하는 데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었다"며 "상식적으로 하루에 7만명 이상 가입은 이해가 안 된다"며 불완전 판매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정기 인사가 다른 은행들보다 한두 달 빨리 마무리돼 연초부터 영업 진용을 갖출 수 있었다"며 "예약 가입 등은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언론의 관심이 워낙 뜨겁고 2월부터 홍보가 많이 된 결과로 본다"며 "아직까지는 불완전 판매 등의 민원이 제기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실적을 모니터링하면서 추이를 지켜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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