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했더니 하루벌이 800만원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3.03.1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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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창업트렌드/ '성공 예약' 창업 방식은?

창업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2010년 이전까지는 매장을 얻고 업종을 정한 후 간판을 걸고 오픈하는 일반적인 방식이 대세였다. 하지만 2010년 이후부터는 기술을 전수하는 '전수 창업', 가맹본사와 동업하는 '동업 창업', 간판과 업종을 바꿔서 재창업하는 '리모델링 창업' 등 다양한 방식이 유행하고 있다.

창업방식이 점차 다양해지는 것은 직장인 퇴직자 등이 대거 유입되면서 창업 지형이 바뀌고 있는 점을 반영한다.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시장에 몰리면서 창업방식에 대한 니즈 또한 커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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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전부터 본사와 커뮤니케이션 긴밀하게
 

이 중에서도 투자형 창업은 안정적인 창업을 원하는 예비창업자나 '투잡'을 원하는 직장인들에게 투자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투자형 창업이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관심을 끌게 된 것이다. 이 형태를 흔히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와 협약해 위탁 운영하는 '동업'으로 표현한다. 특히 자본은 풍부하지만 운영을 잘할 자신이 없는 창업자들이 선호한다.



사당역 인근에서 샤브샤브전문점인 '바르미샤브샤브n칼국수' 파스텔시티점을 운영 중인 이선희씨(31)는 본사의 위탁경영 시스템을 이용해 하루 800만원 선의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130평 규모의 현재 매장을 임차한 그녀는 가맹비, 인테리어비, 시설 집기 등을 포함 총 6억5000만원을 들여 지난 2월 매장을 오픈했다. 아버지의 은퇴시기에 맞춰 함께 외식사업을 하고 싶었던 그는 사업 운영에 있어 전문가가 지원해주는 특별한 가맹본사를 찾고 있었다고 한다.

"외식사업에 처음 입문하는 만큼 위험요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사업운영에 있어 전문화된 본사를 선택하려고 했습니다. 3개월간 위탁운영을 지원해주는 외식업체의 정보만을 수집했습니다."


이씨는 바르미샤브샤브n칼국수가 매장 오픈부터 매출이 안정화될 때까지 모든 부분을 가맹본사에서 책임지고 관리해준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당시 위탁 중이던 가맹점도 찾아가서 현재 매출, 직원의 서비스 태도, 주방인력 관리 등 세세한 것까지 물어본 후 창업했다.

오픈 초기에는 30명의 직원 채용과 직원관리, 매장운영, 홍보대행까지 모든 것을 본사에서 대신 운영한다. 매장 관리, 주방 관리, 인원 관리 등 매장 전반의 업무는 모두 본사 매니저의 몫이다.

"본사에서는 위탁운영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매출 부분부터 운영관리에 든 세세한 비용까지 보고를 합니다."

100만원 이상 지출되는 비용에 대해서는 이씨에게 전화나 문자로 보고하고, 인터넷으로 연동되는 POS시스템과 CCTV를 갖춰 투자자가 매장 운영 상태를 PC와 휴대폰으로 매일 파악할 수 있게 했다.

게다가 본사는 매주 서면형식의 주간보고서를 그에게 전달하고, 한달에 한번씩 이씨와 직접 만나 매장 운영에 대한 회의를 열었다.

"위탁운영 수수료는 매장운영 순이익의 25% 정도입니다. 수익분배는 월초에 미리 예측해 본사에서 알려 줍니다. 3월부터 3개월 동안 운영한 결과 오차 범위가 거의 없었죠."

이씨는 월초에 보고된 매출과 실제 매출이 차이가 적은 만큼 자금 지출계획을 미리 세울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는다.

무엇보다 이씨는 외식업의 골칫거리인 주방 인원 문제를 가맹본사가 해결해주는 것이 든든했다. 주방인력이 갑작스럽게 퇴사했을 때 본사의 주방인력을 파견해 업무공백을 메워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와바와바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매장답게 직원관리와 마케팅도 타 매장에 비해 뛰어난 편이다. 전단지와 쿠폰북을 이용한 지역 홍보는 기본이다. 특히 주변 매장들과 연계한 마케팅은 물론 매장 공백기에는 주부들이 커뮤니티의 장으로 매장을 활용하고 있다. 이씨의 샤브샤브 매장은 1인당 1만3000원의 샤브샤브를 주문하면 버섯, 야채, 샐러드, 케이크, 과일 등이 무한 제공된다.

일반적으로 안락한 공간과 무제한 음식을 제공했을 때 고객이 오랫동안 매장에 머물기 때문에 테이블 회전율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하지만 이씨 매장의 경우에는 식사시간을 1시간20분으로 한정해 하루 평균 테이블 회전율이 약 5회로 높은 편이다.

이씨는 위탁 운영을 진행하면서 가끔 매장에 나와 고객 응대법, 직원관리 등 대형매장 운영의 노하우를 익히고 있다.

◆공동창업형태로 관리 능력 키워

공동창업 방식을 도입해 성공한 대표적인 브랜드 세계맥주전문점 '와바'는 지난 2001년 가맹사업 개시 이후 현재까지 국내·외 매장을 300여개로 확장한 우량 프랜차이즈다.

세계맥주전문점이라는 콘셉트로 사무실 밀집지와 도심 상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와바'는 100여평 규모의 여의도 직영매장을 시작으로 2006년부터 본격적인 투자형 매장을 오픈해 투자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A급 상권을 주 타깃으로 대형매장의 개설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창업 희망자들을 위해 공동 투자개념의 창업시스템을 도입했다.

서울 도곡동은 타워팰리스가 상징하듯이 새로운 부유층이 사는 대명사로 통하는 곳. 소자본 투자자들은 160평 매장 규모의 창업은 아예 꿈도 꿀 수 없다. 설비비 등을 감안하면 총 창업비용은 소자본 투자자들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 하지만 와바 공동창업은 그동안 소자본 투자자들이 시도하지 못한 고급형 대평 매장을 낼 수 있게 해주는 게 장점이자 매력이다.

와바가 처음 공동투자 방식의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시작한 것은 소자본 창업희망자들의 요구 때문이었다. 개인이든 공동이든 창업의 목표는 기대했던 매출과 수익을 올리는 것.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창업자들은 공동창업협약, 점포개발, 상권분석보고서 작성, 사업계획서 발표 등 수차례에 걸친 프레젠테이션과 협의, 점포관리 프로그램, 점포경영전략 매뉴얼, 투자금, 운영방안, 지분 등에 대한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

와바의 공동투자형 창업은 본사와 투자자들이 4대 6 정도로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이다. 본사가 지분을 갖고 운영할 경우 소액투자자 입장에서 그만큼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와바 운영사인 인토외식산업의 공동투자 위탁형 매장은 현재 1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의 한 전문가는 "최근 프랜차이즈 창업시장의 변화 중에 자본을 투자하는 형태가 늘어나고 있다"며 "오래된 본사일수록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만큼 운영능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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