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혜영 "9년된 그랜저XG, 45만㎞ 탔더니…"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13.02.0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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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못고쳐" 최근 안전문제로 폐차…웬만한 영업택시보다 오래 타

검소한 생활과 기부로 귀감이 되고 있는 민주통합당 원혜영 의원이 45만km를 뛴 낡은 승용차를 최근 바꿨다. 더 이상 고칠 수 없을 정도로 낡아서다.

원혜영 "9년된 그랜저XG, 45만㎞ 탔더니…"


원 의원은 지난 1월 말 지난 9년간 타던 그랜저XG(3000cc) 승용차를 폐차시키고 쌍용차 체어맨 리스로 교체했다. 원 의원이 이번에 폐차한 그랜저XG는 지난 2004년 1월 구입했다. 누적주행거리가 자그마치 45만km. 웬만한 영업용 택시 폐차 거리를 넘는다.



원 의원은 그동안 이 차를 고수하면서 수차례 아찔한 상황을 겪었다. 한번은 지역구인 부천에서 일정을 마치고 서울 강남으로 이동하기 위해 경인고속도로에 들어섰다 고속도로 한 복판에서 변속기가 고장 나는 바람에 자동차가 섰다. 원 의원은 차가 달리는 위험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택시를 이용해야 했다.

2011년 12월에는 전방 부대를 방문해 해발 156m의 도라산 정상에 위치한 전망대에 오르다 차가 멈춰섰다. 급한 경사의 오르막길이라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도라산 전망대는 민간인 통제구역에 위치해 정비기사나 견인차를 부르기 힘들어 군 관계자들도 발을 동동 굴렀다고 한다. 원 의원은 다음 일정을 수행해야 해서 승용차를 남겨두고 버스에 올라 이동했고, 원 의원의 승용차는 뒤늦게 시동이 걸려 무사히 서울로 돌아왔다. 당시 정비업체는 차에 특별한 이상은 없지만 "너무 오래돼서 그렇다"고 진단했다.



원 의원 측 관계자는 "그동안 타던 승용차는 2004년 국회에 처음 들어오면서 구입한 차로 햇수로만 9년째 탔다"며 "고장이 나도 수리를 해서 타왔지만 올 들어 45만km를 넘기면서 더 이상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최근에는 차가 운행 중 자주 멈춰 섰다. 더 이상 아꼈다간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불가피하게 차를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원 의원이 특히 쌍용차 체어맨을 선택한 것은 쌍용차 정상화에 대한 마음이 담겼다는 후문이다.

원혜영 의원이 45만km까지 타던 애마 그랜저XG원혜영 의원이 45만km까지 타던 애마 그랜저XG
풀무원식품 창업자인 원 의원은 장학재단을 만들어 자신의 주식을 모두 기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0년 모친상 때는 들어온 조의금 1억여원도 시민단체 등에 쾌척했으며, 자서전 출간으로 받은 인세도 노숙자 관련 잡지에 기부했다.


그는 국민연금도 경제적 소득이 끝날 때까지 장학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자신은 지역구에 아파트를 전세로 얻어 생활하고 있을 정도로 청렴한 생활을 살고 있다. 전세 보증금을 올려주기 위해 신용대출을 받았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원 의원은 최근 당내에서 국회의원 세비 30% 삭감을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원 의원의 아내 안정숙씨도 2002년식 소형차 '클릭'(1500cc)을 10년 넘게 타는 등 온 가족이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다. 최근 세상을 떠난 원 의원의 부친 원경선 전 풀무원농장 원장도 생명 존중과 이웃사랑에 평생 힘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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