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봉 중국하나은행장은 "사람과 시스템이 중국인에게 맞는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유제봉 중국하나은행장은 “하나은행이 2008년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현지화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다른 은행과 달리 사람과 전산시스템을 중국 상황에 맞게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선 사람과 관련, 하나은행은 한국 임직원을 중국으로 발령낼 때 하나은행을 퇴직하고 중국하나은행으로 입행하는 절차를 밟는다. “3년마다 주재원들이 바뀌는 ‘순환 보직’으로는 중국에서 외국은행이 뿌리를 내리기 어렵다. 호적을 파서 중국으로 옮겨, 돌아갈 곳이 없다는 배수진으로 중국에서 승부를 보도록 하기 위해서”(유 행장)다. 중국에 오면 적어도 5년, 일반적으로 7~8년, 많게는 10년 이상 근무한다. 중국인을 만나 중국어를 비즈니스를 못하면 한국으로 쫓겨 간다.
중국인을 간부로 임명하면서 핵심인재들이 은행을 떠나지 않는다. 마케팅을 담당하는 왕찐자(王晋佳, 51) 부행장은 1996년, 상하이(上海)지점을 개설할 때 입행한 뒤 17년째 하나은행에서 일하고 있다. 중국하나은행 설립 때 입행한 4명도 과장으로 승진했다. 1년에 80명 정도를 4박5일 동안 한국의 하나은행 본점으로 연수를 보내는 것도 소속감을 강하게 해준다.
유 행장은 “중국하나은행이 출범할 때부터 모(母)은행과 분리된 독자 전산시스템을 개발한 것이 현지화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초기 개발비용은 많이 들었지만 독자 시스템을 보유함으로써 중국 상황에 맞는 상품과 업무를 개발해 탄력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을 떠날 때 호적을 파고, 중국인을 우대하며, 독자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중국하나은행의 안정적이고 빠른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하나은행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185억위안(3조3300억원)으로 전년보다 16.3% 늘었다. 올해말 목표는 240억위안(4조3200억원)으로 30%나 늘려 잡았다. 예금을 155억위안에서 200억위안으로, 대출을 100억위안에서 130억위안으로 30%씩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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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행장은 “중국하나은행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준비단계를 거쳐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수익성 1위, 브랜드 이미지 강화, 자본금 증자 등을 거쳐 높은 성장을 추구한 뒤 2016년부터는 M&A(인수합병) 등으로 규모도 확대하고 수익성도 높은 최우수 외자은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영업점도 3년 안에 30개로 늘릴 예정.
중국하나은행은 다른 외자은행보다 중국 진출이 늦었다. 하지만 “중국인에 맞는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은행”(유 행장)으로 한발 앞서기 위한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