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을 넘자]연안텐트 디자인 장인정신 소통으로 임금인상 파도 극복

머니투데이 따롄(중국)=홍찬선 특파원 2013.01.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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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수시장 프론티어]<3-2> 연안텐트 따롄(大連)현지법인

편집자주 중국은 한국에게 기회의 땅이다. 한중수교가 맺어진 뒤 20년 동안, 중국의 수출주도 성장전략에서 한국은 발전의 계기를 잡았다. 중국 동부 연안 지역에 자리 잡은 수출기업들에게 중간재와 자본재를 수출했다. 이제부터는 새로운 성장단계에 직면해 있다. 바로 내수주도 성장전략이다. 중국은 수출에서 내수로, 양적 성장에서 질적 발전으로 성장발전모델을 전환한다는 목표다. 의지도 강하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와 리커창(李克强) 차기 총리를 쌍두마차로 하는 ‘5세대 리더’는 개혁과 모델전환을 화두로 제시했다. 도시화, 소득분배구조 개선, 지역 균형발전, 내수산업 확대 등이다. 중국 내수는 향후 20년 동안 한국 기업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식품 교육 화장품 의류 SOC 등…. 발 빠르게 이미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내는 한국 기업이 적지 않다. 그들의 성공 사례는 중국 내수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한국기업에게 나침반이 될 것이다.

류대성 연안따롄텐트 사장.류대성 연안따롄텐트 사장.


중국 랴오닝(遼寧)성 따롄(大連)시 경제기술개발구 동북7가 16호. 고구려의 비사산성 유적이 남아있는 대흑산(大黑山, 해발 660m)이 한눈에 보이는 이곳에 연안텐트 따롄법인이 있다. 매출액은 1400만달러, 전량 해외로 수출한다. 미국 80%, 한국 15%, 독일 5% 등이다. 매출액이익률은 8% 정도. 미국의 고급텐트 시장점유율이 10%에 이를 정도로 작지만 알찬 기업이다.

연안따롄텐트의 전신은 1991년8월에 설립된 대우따롄텐트. 대우는 2007년 텐트사업을 정리하기로 하고 매각을 추진했다. 이곳 현지책임자로 일하던 류대성 연안따렌텐트 사장은 회사가 공중 분해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인수를 생각했다. 인수자금이 없었던 류 사장은 텐트용 폴(Pole)을 생산해 납품파면서 거래관계가 있던 한국의 연안텐트에 인수를 제의했다.



30억원에 인수한 연안따롄텐트(자본금 230만달러)는 미국 최대의 아웃도어 매장인 알이아이(REI)와 알프스마운티어링, 일본의 콜맨저팬 및 유럽의 바우데 등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과 ODM(개발업자설계생산)을 통해 공급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부터는 미국 국방부에 군대용 텐트를 23만달러어치 납품하고 있다. 특수부대용 텐트도 납품하기 위해 개발이 끝나 미군에 납품하는 규모는 연간 100만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류 사장은 “빠른 의사결정과 바이어와의 오랜 거래관계를 통해 신뢰관계를 구축한 것이 연안따롄텐트의 성장의 바탕”이라며 “디자인 경쟁력과 직원들의 장인정신, 그리고 바이어와의 소통(커뮤니케이션)이 성공으로 이끈 3대 요소”라고 강조했다. “직원의 월평균 급여가 500달러로 높아져 원가 압력이 있지만 차별화된 디자인과 품질로 바이어에게 단가인상을 협의해 납품가격을 높임으로써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인과 함께 일하다 보면 갈등과 문제는 항상 있게 마련”이라며 “관리자들과 1박2일로 등산을 하고 전 직원이 참여하는 장기자랑 등을 통해 소통을 하면서 갈등을 해결한다”고 밝혔다. 이 덕분으로 이직률이 5% 미만에 불과하다. 전체 직원 350명 가운데 한국인이 3명(류 사장, 박영남 디자이너 겸 부사장, 김학주 관리부장)에 불과하지만, 40명이 근속 20주년을 맞이할 정도. 다른 기업들이 설(춘졔, 春節)과 건국기념일 등 장기 휴가를 보낸 뒤 복귀하지 않는 등 높은 이직으로 고생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류 사장은 “레저문화가 본격화되려면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야 하는데 중국은 레저문화가 확산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고급브랜드 중심으로 중국 내수시장을 개척한 뒤 소득증가에 맞춰 내수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일 아침 비사산성을 보면서 출근하는 류 사장. 수출에서 쌓은 브랜드 파워와 품질로 미군 납품도 따낸 그는 중국 내수시장도 개척하는 새로운 도전에 연초부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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