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 별관 211호 경매법정에서 만난 한 주부는 이같이 말했다. 경매가 시작됐지만 150여석인 전체 좌석은 5분의1밖에 차지 않았다. 도곡동 '도곡렉슬', 서초동 '롯데캐슬스파' 등 서울 강남 명문학군의 아파트 등 다양한 65건의 매각물건이 쏟아졌는데도 응찰자가 많지 않다보니 경매는 '속행'으로 끝나버렸다.
10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경매에 나온 서울소재 주택(아파트, 다세대, 단독주택) 1만6814개를 25개 자치구별로 분류한 결과 절반이 넘는 13개 구에서 단독주택의 낙찰가율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강남구 단독주택의 낙찰가율은 109.53%, 낙찰건당 입찰경쟁률은 6대1을 기록했다.
↑감정가 228억5600만원의 강남구 신사동 소재 단독주택. 지난해 3월 경매에서 287억원에 낙찰돼 화제가 됐다.ⓒ부동산태인 제공
이처럼 서울시내 단독주택 낙찰가율이 지역 내 아파트 낙찰가율보다 높은 이유는 부동산시장 침체로 아파트를 통한 시세차익 실현이 점점 어려워지는 등 장점이 줄어든 데다 주거트렌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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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단독주택 선호도는 수년 전부터 양평, 가평, 춘천, 홍천 등 지방 중심으로 확산돼왔지만 최근에는 수도권 도심으로 번지는 추세"라며 "특히 10억원 이하 중소형 단독주택 역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단독주택 경매는 실거주와 함께 임대수익까지 가능하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관심 갖는 이유다. 단독주택의 경우 1~2가구 거주용 정도로 구성됐지만 도심 내 단독주택 중에는 지하 1층에서 지상 2~3층 규모로 5~7가구 이상 거주하는 다가구주택도 상당수 포함됐다.
이 경우 통상 맨 위층은 소유주가 살고 나머지는 전세나 월세 등의 임대를 통해 시중금리보다 높은 임대수익을 누릴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도 많다는 게 경매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영진 고든리얼티 대표는 "단독주택은 세입자가 많은데 이들 중 선순위 대항력을 확보했다면 낙찰 후 그 세입자가 배당받지 못한 보증금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독주택 특성상 토지 전체가 아니라 일부 지분만 경매로 나오는 경우가 많고 허가받지 않은 증개축 부분이나 불법으로 용도를 변경한 주택도 상당수 있다"며 "이런 물건을 경매로 취득하면 소유권 행사에 제한이 있거나 하자를 없애는데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