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비용↓… 美 오레곤주 비결은?

머니투데이 양정민 기자 2012.12.1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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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대통령선거 부재자 투표가 시작된 13일 오전 충북 청주시 상당구청에서 유권자들이 이른아침부터 투표를하고 있다./뉴스1(news1.kr)=김용빈 기자 제18대 대통령선거 부재자 투표가 시작된 13일 오전 충북 청주시 상당구청에서 유권자들이 이른아침부터 투표를하고 있다./뉴스1(news1.kr)=김용빈 기자


제 18대 대선 부재자투표가 13일~14일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실시된다. 시군구 선관위가 설치한 부재자투표소나 병원, 요양소, 교도소 내 부재자투표소에서 투표가 이뤄진다.

부재자신고인은 본인확인 후 미리 우편으로 받은 투표용지에 기표한다. 이후 투표용지를 회송용 봉투에 넣어 부재자투표함에 넣으면 투표가 마무리된다. 부재자투표함은 시군구 선관위에서 보관했다가 선거일 투표가 끝나는 오후 6시 이후 개표소로 옮겨 일반 투표함보다 먼저 개표한다.



우리나라 부재자 투표 비율 3~4%대, "일반 투표보다 더 불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법제과 오유선 연구관이 올 2월 발표한 '부재자투표제도에 관한 연구-우편투표 방법을 중심으로'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부재자투표가 첫 도입된 것은 1960년 제5대 민의원 선거부터다.



이후 2009년 공직선거법 제38조 규정이 완화되면서 "선거인명부에 오를 자격이 있는 국내거주자로서 선거일에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없는 사람"이면 누구나 부재자투표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그러나 제도 개선 이후에도 여전히 부재자투표 비율은 3~4%대에 머물고 있다. 오 연구관은 "투표용지 수령만 우편으로 이뤄지고 투표는 평일에 부재자투표소에 직접 가서 해야하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투표보다 더 불편한 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美 오레곤주, 1998년부터 모든 공직선거 우편으로 실시


반면 미국 오레곤주는 1998년부터 모든 공직선거를 우편투표만으로 실시해오고 있다. 투표자는 투표소에 갈 필요 없이 우편으로 받은 투표용지에 직접 기표, 서명한 뒤 가까운 우편함에 넣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 병원·요양시설 환자나 중증장애인에게만 적용되는 거소투표제를 주민 전체로 확장한 셈이다.

우편투표 도입 이후 오레곤주의 주요선거 투표율은 미국의 전국 투표율보다 적게는 4.0%포인트에서 많게는 11.9%포인트까지 높게 나타났다. 우편투표를 통해 투표율을 높이고 선거 비용은 낮춘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밖에도 워싱턴주는 2011년 4월부터 모든 선거를 우편투표 방식으로 실시하고 있다. 호주도 1997년 전국 규모의 헌법회의 선거(개헌 문제를 논의할 대의원 선출)를 우편투표 방식으로만 실시한 바 있다.
1998년부터 2010년까지 우편투표제를 실시한 미국 오레곤주와 미국 전체 평균 투표율 비교표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1998년부터 2010년까지 우편투표제를 실시한 미국 오레곤주와 미국 전체 평균 투표율 비교표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우편투표 방식은 보안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 등에게 투표를 도와주겠다고 접근해 특정 후보 투표를 유도하는 부정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오 연구관은 논문에서 "거소투표 신청요건을 완화해 우편투표방법을 폭넓게 활용하는 동시에 우편투표가 지닌 낮은 보안성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안한 구체적 개선 방안으로는 △허위신고 점검체계 강화 △부재자 등록 과정에서 정당 등의 조직적 개입 금지 △온라인 부재자신고 도입 △부재자 투표시간을 오전 6시~오후8시로 확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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