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5000만원' 들고 전셋집 찾기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2.11.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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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학주 기자의 히트&런]최근 서울 전셋값 폭등··· 5000만원 들고 다녀보니

편집자주 야구에서 '히트 앤드 런(Hit and Run)'은 글자 그대로 (타자는)치고 (주자는)달리는 작전이다. 누상의 주자를 안전하게 진루시키기 위한 작전으로 야구작전의 '꽃'이다. 타자가 무조건 친다는 전제 아래 주자도 무조건 뛰기 때문에 성공여부가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감독의 타이밍과 타자의 기술, 주자의 발빠른 기동력 등 3박자가 고루 갖춰져야 성공한다. '히트&런'은 최근 이슈가 되는 '히트'를 찾아 직접 발로 뛰며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고자 한다.

↑지난 7일 서울 동작구 상도1동 주택가 모습. 가을 이사철을 맞아 이사가 한창이다.ⓒ송학주↑지난 7일 서울 동작구 상도1동 주택가 모습. 가을 이사철을 맞아 이사가 한창이다.ⓒ송학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집값이 하락하다보니 구입보다는 전(월)세 살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서다. 수요는 꾸준하지만 물건이 없다보니 수급 상황에 따른 가격 상승도 당연해 보인다.

 12일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9월 이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값은 최저(3억7517만원)를, 전셋값은 최고(1억9070만원)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서울 곳곳의 부동산 공인중개업소를 돌며 5000만원 이하로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을 전세로 구할 수 있는지 직접 알아봤다.

서울서 '5000만원' 들고 전셋집 찾기
 우선 서울 중심지인 중구를 기점으로 주변 종로구, 용산구, 성동구, 서대문구, 마포구 등은 5000만원 내외 전셋집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5000만원짜리 전셋집을 구한다고 하니 문전박대당하기 일쑤였다.



 중구 신당2동 T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출퇴근이 용이한 중구나 종로구 등 도심 주변은 전세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며 "월세와 전세를 합친 반전세를 구하는 게 어떠냐"고 되물었다. 실제 근처에 나온 전세물건 중 가장 싼 빌라는 35.1㎡(이하 전용면적, 방 2개)로, 7000만원에 나와 있었다.

↑서울 은평구 역촌동 소재 다가구주택 38.14㎡ 반지하 입구. 방 2개에 전셋값은 3500만원.ⓒ송학주<br>
↑서울 은평구 역촌동 소재 다가구주택 38.14㎡ 반지하 입구. 방 2개에 전셋값은 3500만원.ⓒ송학주
 교통이 좋고 부도심 역할을 하는 강남구, 동작구, 영등포구, 광진구 등에서도 5000만원 이하로는 전셋집을 구하지 못했다. 강남구 역삼동 23.1㎡ 원룸이 5500만원에 전세로 나와 있는 게 그나마 가장 저렴한 물건이었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전셋값이 최소 7000만원을 넘는다.

 5000만원 이하 전셋집은 서울 외곽인 은평구, 강서구, 구로구, 금천구, 노원구, 도봉구 등에서나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오래된 다가구주택이나 반지하층이었다. 주차도 불가능해 차는 인근 도로에 세워야 한다는 게 부동산중개업소 측의 설명이다.


 은평구 역촌동 R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금리가 낮아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나 반전세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나마 서울에서 이 지역이 조금 싼 편이어서 물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중개업소에서 소개해준 인근 38.14㎡ 규모의 빌라는 반지하로 방 2개에 전세보증금은 3500만원이었다.

 서울 서남쪽 구로구와 금천구에서도 4000만원대 전세물건을 다소 찾을 수 있었다. 구로구 구로동 45.63㎡ 빌라의 경우 방 2개에 역세권임에도 전셋값이 4500만원이었다. 금천구 시흥동 31.96㎡는 방 2개에 4000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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