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인 "경제민주화, 새싹이 거목되는 생태계 만들자는 것"

머니투데이 김익태,양영권 기자 2012.10.1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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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안철수 후보 브레인 전성인 교수 "'재벌 때려잡기' 아니다"

전성인 "경제민주화, 새싹이 거목되는 생태계 만들자는 것"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사진)는 "경제민주화는 '재벌 때려잡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재벌이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해 공동체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을 막고 역동적인 기업 생태계를 구성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지난 11일 서울 상수동 홍익대 연구실에서 머니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경제민주화는 헌법 119조2항에 근거하고, 대통령은 헌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교수는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캠프의 정책 네트워크 '내일'의 경제민주화포럼을 이끌고 있다. 조만간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에 국민과의 소통 결과를 반영해 안 후보 캠프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발표할 계획이다.

◇ "경제민주화, '무엇을 할거냐'가 아니라 '할거냐 말거냐'가 중요"



전 교수는 "우리 경제생태계를 숲이라고 할 때 삼성전자처럼 쭉쭉 뻗은 나무도 있고, 그 옆에 잘 나가지 못하는 계열사 나무도 있다"며 "만약 그 계열사를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부당 지원할 경우 다른 좋은 묘목은 햇빛도 못 받고 양분도 모자라 성장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말하는 경제민주화는 삼성전자라는 거목의 밑동을 자르자는 것이 아니라, 새싹이 묘목이 되고 거목이 되는 성공 신화, 성장의 사다리를 복원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경제민주화 방안의 차별성보다는 실천의지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까지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의원들을 중심으로 1호부터 5호까지 경제민주화법안들을 내놨는데, 중요한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가 아니라 정말 할 것이냐 안할 것이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의원들과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힘을 합치면 대통령 선거 전이라도 대기업집단 개혁과 금산분리 등의 법안을 충분히 통과시킬 수 있지 않느냐"라면서 "만약 그렇지 않다면 괜히 폼만 잡거나, 기업들을 협박해 후원금을 챙기려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내놓은 다섯 번째로 내놓은 대기업의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 관련 법안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리트머스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우클릭 가능성은 0%"

전 교수는 안철수 후보가 그의 책 '안철수의 생각'에서 대기업집단 개혁을 강조했지만, 출마선언 이후에는 이와 관련된 언급을 하지 않고 있어 개혁 의지가 약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안 후보가 '우클릭'할 가능성은 0%"라며 "대기업 개혁과 관련해 안 후보의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선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대기업집단 개혁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캠프에 가 있는 김종인 국민행복위원장과 문재인 민주당 후보 캠프에 가 있는 이정우 경북대 교수, 그리고 장하성 교수인데, 안 후보가 대기업 개혁에 생각이 없다면 장 교수 같은 사람을 영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몇 년 전만 해도 재벌개혁하면 '삼성 때려잡자는 얘기냐. 삼성이 본부를 해외로 옮기면 어떡하냐'라는 반론이 있었는데, 대기업이 골목상권까지 침투하자 지금은 '재벌개혁 똑바로 하라'는 게 국민의 염원"이라며 "그런 국민과 소통하려는 안 후보가 우클릭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현역의원이라고는 송호창 의원 1명밖에 없는 상황에서 경제민주화 개혁을 잘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에는 "정권 초기 막대한 지지를 누리던 이명박 정부도 '촛불사태' 이후 국민 여론에 밀려 정권의 기조를 '747'에서 동반성장과 상생으로 옮겼지 않았느냐"며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여론에 민감하기 때문에, 안 후보가 국민의 열망에 힘입어 대통령이 된다면 관련법을 통과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 교수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서울대 경제학과 '수제자'로 알려져 있다. 전 교수는 안 후보 캠프에서 영입 제의를 받고 장하성 고려대 교수와 함께 지난 주말 정 전 총리를 찾았다고 한다.

전 교수는 "정 전 총리는 '동반성장 상생에 대한 관심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개인적인 정리만은 앞세울 수만은 없겠지만 정 전 총리의 제자가 되는 입장에서 정 전 총리와의 끈은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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