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들 나란히, 웅진 극약처방 "동시 회생신청"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12.09.26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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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그룹 전체 연쇄도산 막고 회생 위해 극동건설과 지주사 함께 회생신청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와 계열사인 극동건설에 대해 동시에 기업회생 신청을 하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윤 회장은 이날 기업회생 신청 직전에 법적 책임감이 덜한 웅진홀딩스 대주주(73.92%)의 지위에서 법적 책임이 강화된 웅진홀딩스의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법원의 회생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스스로' 웅진 그룹 회생의 선봉에 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웅진홀딩스는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기업회생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극동건설은 25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서 돌아온 150억 원 규모의 만기어음을 막지 못하여 1차 부도를 내고 기업 회생을 신청했다.



웅진홀딩스 (1,136원 ▲6 +0.53%)는 자회사인 극동건설의 부도에 의한 연쇄 도산을 우려해 극동건설과 함께 기업 회생을 신청하게 됐다.

극동건설이 9월말까지 해결해야 할 자체 차입금 및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규모는 약 1100억 원 정도이다. 이는 웅진홀딩스가 자금 보충 약정을 제공한 부채로서 웅진홀딩스는 극동건설에 대한 책임과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연쇄 도산을 우려해 기업 회생 절차를 밟기로 결정했다.



현재 웅진홀딩스가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자금은 단기금융 부채 6200억원, 유동성 사채 3600억원, 유동성 장기차입금 3100억원 등 총 1조 2900억원 정도다. 극동건설의 부채는 5000억원 규모다.

웅진홀딩스가 극동건설을 위해 맺은 자금보충약정(지급보증)도 4100억원 정도로 극동이 부도가 날 경우 웅진홀딩스가 이를 책임져야 한다. 웅진코웨이 매각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었던 1조 2000억원의 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차별을 빚은 것으로 분석된다.

웅진홀딩스의 경우에도 현재 1조 3000억원 가량의 단기 부채를 안고 있어 외부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극동건설의 지급보증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동시 기업회생신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웅진홀딩스 (1,136원 ▲6 +0.53%)가 기업회생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채권자들이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가 보유한 웅진코웨이, 웅진케미칼, 웅진씽크빅 등 다른 계열사로 불똥이 튀어 이들 지분을 가압류할 경우 회생의 기회를 잡기 힘듦에 따라 회생신청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웅진홀딩스는 2007년 8월 극동건설 인수 이후 지금까지 극동건설의 회생을 위해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인수대금 6600억원에 웅진홀딩스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1000억 원을 포함해 지금까지 추가로 4400억원을 투입하는 등 1조 1000억원을 직접 투입했지만 건설경기침체로 회생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2월부터는 핵심 계열사인 웅진코웨이를 매각해 극동건설을 살리려는 노력을 했으나, MBK와 작업이 원활치 못해 웅진코웨이 매각도 중단됐다.

웅진홀딩스 고위 관계자는 “웅진홀딩스는 극동건설로 인한 채권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 회생 절차를 밟는 것”며 “우량 자산의 지속적 매각 추진과 철저한 비용 절감을 통해 채권자 보호와 기업 회생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1980년 학습지로 시작해 계열사 32개로 재계 32위에 오른 웅진그룹이 지난 2007년 론스타로부터 6600억원이라는 고가에 극동건설을 인수한 후 유동성 위기에 봉착해 결국 그룹 전체가 위험에 빠진 상태다.

기업회생신청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린 윤 회장이 웅진홀딩스의 대표이사에 다시 올라 웅진그룹의 회생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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