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서울보증보험의 위험한 신사업

더벨 안영훈 기자 2012.09.1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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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09월17일(08:51)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서울보증보험이 최근 연 700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매출채권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서울보증보험의 매출채권신용보험 신상품은 물품 및 용역의 구매자가 대금을 미결제해 발생하는 손실에 대비해 판매자가 직접 보험에 가입하는 상품이다.

그동안 이행보증보험(구매자가 직접 물품 대금 미결제에 대비해 보험증권을 발급받아 판매자에게 제출)만을 판매한 서울보증보험이 새로운 사업영역 확장에 나선 셈이다.



문제는 손해율과 가격 경쟁력이다. 매출채권신용보험이 고객 편의를 위한 상품이라고 말을 하지만 상품 자체가 만만치 않다.

매출채권보험의 기존 강자는 신용보증기금. 하지만 신용보증기금조차도 지난 상반기 감사원 감사에서 매출채권보험의 손해율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신용보증기금의 매출채권보험 연간 수수료 수입은 160억 원 수준인 데 반해 보험금 지급 규모는 340억 원에 달한다.


벌어들이는 수입 대비 지출이 두배 이상인 것으로, 만약 신용보증기금이 정책 보증기관이 아니었다면 당장에 사업을 접었을 것이다.

민영 보증사인 서울보증보험이 신용보증기금처럼 적자상품을 팔수는 없는 노릇. 적자를 피하기 위해선 업체별 언더라이팅을 통해 합당한 보험요율을 적용해 손해율을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손해율 관리는 말만 쉬울 뿐 현실성이 떨어진다. 정책 보증기관인 신용보증기금과의 보험요율 경쟁력 때문이다.

신용보증기금은 정책상 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리스크 대비 보험요율을 낮게 책정한다. 반면 서울보증보험은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면에서 구조적으로 신용보증기금에 비해 보험요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같은 물건을 서울보증보험이 신용보증기금에 비해 비싸게 파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아직 초창기 단계라 서울보증보험의 매출채권신용보험이 구색 맞추기 상품이 될지, 신규 수익원이 될지 미지수다.

향후 전망은 서울보증보험이 손해율과 보험요율을 얼마나 조화롭게 맞출지에 달려 있다. 어떤 영업전략을 선택하더라도 서울보증보험이 단 하나만은 유념하길 바란다. 아직도 갚지 못한 공적자금이 8조 원이나 남아있다는 점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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