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앞서 경남 통영에서 초등학생을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김모씨(45)의 컴퓨터에도 아동 음란물이 70여 편 저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학교운동장에 들어가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김모씨(47)도 범행 전날 아동 음란물 동영상 수십편을 본 것으로 밝혀졌다.
◇아동음란물 종합대응 마련
경찰청에 '아동포르노 전담 컨트롤타워'를 설치하고, 국내외에서 아동·청소년 이용음란물 제작과 유입, 유통 전반에 대해 근본적인 차단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경찰은 지난 5월부터 아동음란물의 폐해를 인식하고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월~8월말까지 4달간 1222명(1006건)을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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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번 나주사건을 계기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의 주요 유통채널인 웹하드(250여 개)를 일제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음란물 공유 를 조장하거나 방송통신위원회에 등록하지 않은 업체도 단속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 저장 사실을 알고도 방치한 경우 유포 등 행위로 입건하고, 단순히 아동 음란물을 소지하고만 있어도 형사처벌할 예정이다.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은 일명 '롤리타'로 일컬어진다. 1955년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발표한 '롤리타'라는 소설에서 차용됐다.
소설의 화자이자 주인공 험버트가 12살 난 롤리타에게 느끼는 격렬하고 에로틱한 성적 열정, 가학하는 수위와 강도는 아동 성학대의 대명사로 꼽히며 최근까지도 소설의 수위에 충격으로 간주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 "단속 환영하지만 사회적 인식 개선 우선"
전문가들은 경찰의 단속 의지에 동의하지만 우선적으로 사회의 전반적인 인식 개선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진단했다.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상대로 범행 전에 아동음란물을 보거나 컴퓨터 등에 소지하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 상당수 그렇다고 답한 적이 많아 인과관계는 충분히 있는 셈"이라며 "아동 성범죄자의 특징은 일방적으로 자신의 성적 욕구를 해소하고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압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면 즐거울 것이라는 왜곡된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표 교수는 "중요한 것은 우리사회의 음란 문화개선"이라며 "음란문화로 이어질 수 있는 잘못된 음주문화와 대중매체의 음란광고 등 문화를 개선하지 않으면 돈이 없는 이들은 이같은 범죄를 저지르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아동 음란물이 왜곡된 성충동이나 폭력성을 증가시킨다는 내용의 논문은 상당히 많이 발표돼 성범죄에 영향을 끼친다는 추정은 가능하다"며 "아동·청소년이 주인공이 되는 음란물은 경찰을 비롯한 정부 차원에서 엄격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