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탓에…" 건설사 정규직 2600명 일자리 잃어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2.08.1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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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명암]워크아웃·법정관리 건설기업 대규모 감원·임금체불 심각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건설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워크아웃(기업회생작업)이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중견·중소건설사들이 대규모 감원에 나서는 등 건설 종사자들이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10일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연합(이하 건설기업노련)에 따르면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이후 구조조정에 들어간 건설사들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기간중 2600여명 가량 감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 탓에…" 건설사 정규직 2600명 일자리 잃어


건설사별 감축인원은 △벽산건설 (0원 %) 250명 △풍림산업 350명 △삼부토건 (1,572원 ▲33 +2.14%) 110명 △남광토건 (6,210원 ▲40 +0.65%) 170명 △우림건설 260명 △성원건설 660명 △삼안 400명 △LIG건설 210명 △우방 270명 등이다.

노조가 없는 회사가 많은데다, 통계에서 빠진 비정규직과 일용노동자까지 고려하면 실제 구조조정 폭이 훨씬 크다는 게 건설기업노련측 주장이다. 이용구 건설기업노련 정책부장은 "지난 4년간 100대 건설사 중 30개 이상의 중견업체가 부도에 직면했다"며 "부실업체 대부분이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정규직원 구조조정을 단행,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이 노동자들에게만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삼환기업 (1,100원 ▼250 -18.5%)은 임원 20명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임원들이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선언적 의미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지만,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이중 절반 이상이 퇴직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남은 직원들의 복지도 악화되고 있다. 워크아웃 중인 삼부토건은 경비절감차원에서 임금이 동결됐다. 월 1회있던 부서회식이 없어졌고 법인카드도 없어져 영업부서를 중심으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임금조차 주지 못한 건설사들도 나오고 있다. 성원건설은 2009년 11월부터 2012년 1월까지 10개월간 임금을 체불했다. 우방은 2008년 10월부터 2012년 2월까지 8개월간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했다.


법정관리 중인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법정관리 개시 된 건설사의 경우 인위적인 감축뿐만 아니라 자연 퇴사자도 늘면서 인력이 줄고 있다"며 "월급이 삭감되는 경우도 있고 경비절감을 위해 동결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최근 해외 플랜트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건설대기업의 경우에도 주택부분 인력들의 입지가 좁아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국내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조직이 축소되면서 결원이 발생해도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림산업 (55,500원 ▼400 -0.72%)과 한화건설은 정비사업팀을 축소 개편했으며 신입 공채도 해외, 플랜트 위주로 뽑았다. 경력직을 대거 채용하고 있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등은 주택 분야보다는 플랜트 분야 경력자로만 채우고 있다.

이러다보니 구조조정된 중견건설사 직원들은 다른 건설사들이 주택관련 경력직을 뽑지 않아 장기 실업상태에 놓인 경우가 허다하다는 게 건설업계 지적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주택사업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주택분야 경력직 채용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며 "해외 비중이 커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력비중도 플랜트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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