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돈 안줘" 소송보다 더 쉬운 방법?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2.07.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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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임대차 간이분쟁조정제도 도입…"분쟁 초기단계서 원만한 해결방안 제시"

앞으로 서울에서 집주인과 세입자간 전·월세금 책정, 집수리 비용 부담 문제 등 분쟁이 생겼을 때 법원의 민사소송까지 가지 않고도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서울시는 사회적약자인 임차인의 권리보호와 주거안정을 위해 운영 중인 '주택임대차상담실'에 '간이분쟁조정제도'를 새롭게 도입해 오는 16일부터 무료로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시는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1990년부터 주택임대차상담실을 설치·운영해 주택임대차에 관한 정확한 정보제공, 권리관계 해석, 분쟁에 대한 상담 등을 실시하고 있다.

간이분쟁조정제도는 기존 주택임대차상담실이 전화상담 위주였다면 앞으로는 세입자와 집주인의 어려움을 듣고 합리적인 중재방안까지 제시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임대차와 관련한 분쟁 발생 시 중재를 받기 위해선 법원의 민사조정 절차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소송비용이 들고 시간도 걸려 일반 시민이 이용하기 번거롭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가 제시하는 중재방안은 비록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부여하는 법률적 근거는 없다. 하지만 분쟁의 초기단계에서부터 전문가가 원만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자발적 합의를 유도하기 때문에 법적 다툼까지 갈 소지를 미연에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시는 우선 △임차목적물의 수선유지의무 △차임증감 청구 2개 분야에 대해 시범실시 할 계획이다. 분쟁조정은 집주인과 세입자 양 당사자 모두 참여의사 밝힌 경우만 가능하다. 다만 경매시 배당관계(보증금 우선순위), 최우선변제금과 같이 법률상 명확히 규정된 사항은 조정대상에서 제외했다.


분쟁조정은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전문상담위원들로,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파견한 전문 상담위원 3명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파견된 공인중개사 1명 등 총 4명이 진행한다.

분쟁조정이 접수되면 상담위원들이 피신청인의 조정신청수락 여부를 확인한 후 양 당사자와 상담위원 2~3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정회의를 개최한다. 분쟁의 경과, 조정을 신청한 취지 등 양 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조정권고안을 작성하는 순서로 진행한다.

상담위원이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범위 내에서 조정권고안을 작성하고, 상담위원과 함께 당사자들이 조정권고안에 서명하면 합의의 효력을 갖게 된다. 분쟁조정을 원하는 시민은 시청 을지로별관 1층 전세보증금상담센터에 설치된 주택임대차상담실로 전화 또는 방문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여장권 시 주택정책과장은 "임대차 분쟁은 주거 안정문제와 직결돼 있어 특히 세입자에게는 큰 고통일 수 있다"며 "시민들이 각종 임대차 분쟁을 법원까지 가지 않고도 분쟁조정제도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하고 합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 상반기 서울시 주택임대차상담실을 이용한 시민은 2만1450명으로 일평균 171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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