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족' 증가에 '솔로 이코노미'시장 '대박'

머니투데이 배소진 기자 2012.06.2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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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1인용 가구·오피스텔·식품시장 점차 증가

'나홀로 가구'가 증가하면서 '1인 가구 경제(솔로 이코노미)'가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구업체에서는 1인용가구 전문 브랜드를 앞 다퉈 내놓는가 하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즉석식품 시장도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2035년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2010년 1인 가구 구성 비율은 전체의 23.9%를 차지했다. 2인 가구(24.2%)에 이어 두 번째 높은 비중이다. 올해 말에는 1인가구가 2인 가구조차 앞지른 25.3%로 우리사회의 가장 '대표적인' 가구가 될 전망이다. 4가구 중 1가구는 홀로 사는 셈이다.



정부는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소형주택을 확대하기 위해 2009년 도시형생활주택 개념을 도입했다. 이어 2010년에는 오피스텔과 고시원, 노인복지주택 등 주택은 아니지만 사실상 주거기능을 제공하는 시설이 주택정책에 포함됐다.

이처럼 소형아파트를 비롯해 원룸, 오피스텔 등 소형 주거시설이 인기를 끌면서 가구업계는 싱글족과 신혼부부 등 1~2인 가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샘은 1~2인가구를 위한 '샘 시리즈'에서 싱글고객을 위해 수납공간을 극대화한 멀티서랍장, 틈새옷장세트 등의 제품을 잇달아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플레인'이라는 침실가구를 내놨다. 까사미아도 지난 4월 싱글족을 위해 맞춤형 모듈설계를 적용한 '메이크 시리즈'를 출시했다. 용도와 공간에 맞춰 자유로운 연출이 가능하다.

모두 좁은 실내도 넓어보이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며 가격도 대폭 낮췄다.

한샘 관계자는 "지난해 115억원 싱글가구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벌써 80억원 매출이다"고 말했다. 온라인 전용가구 매출은 전체의 2~3%밖에 되지 않지만 1~2인용 가구의 판매량은 증가세다. 한샘은 싱글가구 제품군을 기존의 침대, 책상, 쇼파 등에서 부엌가구나 서재 등으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오픈마켓 옥션도 최근 싱글·원룸족 대상 인테리어 브랜드인 '픽앤데코'를 론칭하고 브랜드 전문관을 오픈했다. 15평 이하의 좁은 공간에 어울리는 1~2인용 가구를 50%가까이 저렴하게 선보인다.

옥션 관계자는 "실제로 옥션에서는 매년 싱글가구 판매가 30~50%가량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전문브랜드 론칭이 주요한 소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싱글족 유입에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1인 가구는 간편한 식생활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1~2인용 소포장 식품을 구매하거나 반찬가게,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서 조리가 이미 됐거나 반조리된 식품을 주로 구입하는 경향이 높아 즉석식품 시장 규모도 크게 성장했다.

최근 대형마트와 식품업계는 간편 가정식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간편 가정식은 조리 즉시 냉장·냉동해서 데우기만 하면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가정식 대용제품.

즉석 카레나 수프 등에 국한됐던 시장은 최근 1인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국, 탕, 찌개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베니건스, 놀부부대찌개, 크라제버거 등 외식업체들도 간편 가정식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

G마켓은 올 들어 즉석식품 상품 수가 전년 대비 27% 증가했으며, 판매량 역시 20%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옥션 역시 올해 상반기의 즉석식품을 비롯한 1~2인용 식품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3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싱글족들의 경우 생활용품 및 식재료 배달, 정기적인 식사배달 등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라 향후 관련 산업의 발달도 점쳐볼 수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몇 년 전부터 1인 가구의 증가가 이미 사회의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산업, 주거, 문화 등 다방면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조언해왔다.

신상영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서울의 1인 가구 주거현황과 정책과제'에서 "뉴타운을 비롯한 정비사업지구에 소형주택과 임대주택 건설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의 다가구·다세대주택, 숙박시설 등을 매입, 개보수하여 임대하는 매입임대주택을 보다 활성화해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젊은 1인가구는 대중교통 접근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역세권, 대학가, 도심 및 부도심 인근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거유형을 공급해야 하며, 노인 1인가구의 경우에는 의료서비스 접근성이나 사회적인 유대기회 등이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대수명의 연장과 독거노인의 증가 등으로 60대 이상 1인가구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2035년에는 70대 1인 가구가 151만3000가구(19.8%)에 달할 전망이다.

여성 가구주의 증가도 두드러진다. 서울 여성 가구주는 2000년 60만2535명에서 2010년 98만4950명으로 10년 만에 63.5% 증가했다. 비율로 봐도 여성 1인가구의 비율이 52.7%로 남성보다 더 높다.

건설업계는 1인 여성가구를 겨냥해 무인경비시스템과 외부차량 통제시스템 및 CCTV 등 보안시설을 확충하고 다양한 수납공간을 마련한 오피스텔 및 도시형생활주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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