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무슨 재고처리 상품인가?

머니투데이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 2012.06.27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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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랜차이즈 시장의 신규 가맹점 개설에 적신호가 예상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전반적인 소비침체와 경기 불안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예비 창업자들의 프랜차이즈에 대한 눈높이가 가장 큰 요인일 것이다.

이런 와중에 가맹비를 면제해 준다는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세상에 손해 보면서 장사를 하는 장사꾼은 없는 법. 단순히 바람직한 일이라고 하기 보다는 무슨 속셈이 분명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앞서는 이유는 뭘까? 과연 이들은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아주 모범적인 프랜차이즈 사업가인가?



본사는 어디서 수익을 만들겠다는 얘긴가? 물류에서 만든다고 한다. 물류는 영업이 활성화 되어야 가능한 일. 영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우수한 가맹점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 그런 조건은 없다. 마치 물건을 팔듯이 싸게 판다는 것이다.

본사가 튼튼해야 가맹점도 장기적은 생존할 수 있다. 물론 지금까지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초기 개설비용에서 수익을 챙겼기 때문에 이런 이벤트들이 관심을 끌 수는 있지만 이는 자칫 소비자들을 현혹하거나 프랜차이즈 사업의 기본 틀을 흔들 수도 있는 부분이라는 점을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얼마나 가맹점모집이 안되면 이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차라리 받을 거 제대로 받고 해 줄 거 제대로 하는 것이 낫지 않는가? 가맹비는 단순히 본사의 수익원이 아니라 계약기간 동안 가맹점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데 드는 최소한의 비용이다.

가맹비의 적정성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받지 않는다는 것은 진정성에 의심이 간다. 차라리 받고 그것을 해당 가맹점의 활성화를 위해 쓰여 지는 것이 받지 않는 것 보다 낫다.

가치는 스스로 지킬 때 인정받을 수 있다. 브랜드 가치는 본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맹점 사업자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가맹사업 초기부터 이런 식으로 했다면 몰라도 사업 중에 이런 식이면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 이미 가맹비를 지불한 가맹점은 운이 없는 것인가?


만약에 받지 않는다면 조건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자기 브랜드를 최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열정과 기본적인 역량을 갖춘 점주에 한한다거나 열정은 있는데 창업자금이 부족하다거나 하는 조건부 면제나 혜택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정해진 기한까지 혹은 무조건적인 면제나 혜택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이유는 뭘까?

프랜차이즈 사업은 단순히 생산된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다. 사고파는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가맹계약 기간 동안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한 거래가 필요하다. 이는 가맹점 사업자도 원하는 일이다. 서로가 적정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를 인정하지 못하면 사업자의 자질이 없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런 행사를 하는 브랜드를 보면 대부분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 브랜드 파워가 가맹점 수자로 판단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해서든 가맹점 숫자를 늘리자는 생각이라면 틀린 생각이다.

그러니 수 천 만원의 이익을 포기하려면 거기에 합당하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세련된 방식이다. 그저 창업비용을 대폭 할인해서라도 가맹점 숫자를 늘리겠다는 생각은 왠지 촌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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