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연인 증후군'이 뭐길래, 친딸까지…

머니투데이 이슈팀 황인선 기자 2012.06.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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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역 여대생 실종사건' 친모, 딸 모함하고 '내연男' 감싸는 이유…

공덕역 실종사건의 동거남과 친어머니가 "딸이 동거남과 결혼하겠다는 각서를 썼다"는 충격적인 폭로를 했다. 딸은 "동거남에게 협박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24일 밤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탐사코드J'는 이달 초 온라인상을 뜨겁게 달궜던 '공덕역 실종사건'을 심층 취재했다.



현재 구속 수감 중인 동거남 김모씨(36)와 친모 홍모씨(45)는 집을 나갔던 딸 김모양(19)을 비난했다. 홍씨는 "가혹행위는 잘못된 보도"라며 "딸이 '엄마가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나갔다. 어디 가서 딸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출처=JTBC '탐사코드J' 방송 영상 캡쳐)(출처=JTBC '탐사코드J' 방송 영상 캡쳐)


두 사람은 또 충격적인 폭로를 하기도 했다. 김양이 김씨와 결혼하겠다는 각서를 썼다는 것. 홍씨는 "남자 문제 등 사고를 치면 삼촌(김씨)과 결혼해서 애 낳고 산다는 내용의 각서가 있다"고 말했다. 김씨 역시 "삼촌 실망시키고 거짓말하는 일이 있으면 결혼한다는 각서를 썼고 이를 엄마와 친구들에게도 얘기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양은 "협박 수준으로 말 안 들을 때마다 (김씨가) 가혹행위를 하겠다고 말했다"며 자신이 김씨에게 협박당했다고 엇갈린 증언을 내놨다. 김양은 "가혹행위를 엄마에게 말했을 땐 엄마도 화냈고 나가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의 편을 드는 엄마를 평생 가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홍씨가 딸을 비난하고 김씨의 편을 드는 것을 두고 전문가는 '악마연인 증후군'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변화순 팸라이프가족연구소장은 "대상에 대한 극단적 혐오와 애착 사이를 오가는 정서적 분열 해리-상태인 '악마연인 증후군'으로 보인다"며 "엄마 입장에서는 애가 잘못했다고 믿고 싶고,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해리 증세를나타낸다"고 말했다.

특히 가정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여성들은 경제적, 심리적으로 의지할 데가 딱히 없는 경우 동거남이 가혹행위를 저질러도 딸만 눈 감아 주면 겉으로 평온하게 살고, 더 이상 내가 학대당하거나 돈을 벌지 않아도 되는 안정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


김양은 변 소장과의 상담에서 "김씨가 '너는 밖에 나가서 어떤 남자를 만나도 행복하게 못 산다. 그럴 바에는 자기 애 가지라'고 했다"며 "알고도 모른 척 하는 엄마가 서운했지만, 엄마가 어떻게 살아온지 아니까 참았다"고 눈물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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