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크는 떡 시장, 창업 도전해볼까…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2.06.2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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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여!도전하라]제조업체 1만4000개…억단위 여유자본있어야 사업지속 가능

웰빙열풍과 전통 문화에 대한 재조명에 힘입어 떡에 대한 관심도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이용한 떡 판매가 활발해지며 접근성도 좋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같은 유행을 타고 떡집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떡집의 경우 '억단위'의 자본이 있지 않은 이상 실패할 확률이 높으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 전국의 떡 제조업체 수는 1만3948개. 2007년(1만3666개), 2008년(1만3750개), 2009년(1만3918개) 등을 고려하면 꾸준한 증가추세다. 올해 떡 제조업체 수는 1만4000개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떡집은 2000년대 중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떡 업계는 현재 인터넷 업체수가 약 400여개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최연소 떡 명장 최대한씨(26)도 가족이 운영하는 경기떡집에서 '소담'이라는 브랜드로 올해 4월부터 인터넷 판매를 시작했다.



경기떡집을 운영하는 최씨 집안의 장남인 대로씨(31)는 "인터넷을 통해 싸게 만든 떡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소담의 경우 질 좋은 재료로 떡을 만드는 전통을 살려 고급 브랜드 개념으로 출시해 차별화를 이뤘다"고 말했다.

가장 성공적인 온라인 떡 업체로는 2008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자이소'가 꼽힌다. 자이소의 연매출은 약 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SPC 그룹이 '빚은'이라는 떡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통해 꾸준히 인터넷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인터넷 사업의 경우 적게는 2~3명이 사이트 운영, 마케팅 등을 분업해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그 중에서도 기존 오프라인 떡집을 바탕으로 가족끼리 운영하는 곳이 장사를 잘 하는 업체로 손꼽히는 편이다. 소담뿐만 아니라 자이소 역시 박호성·경민 형제가 운영하고 있는 떡 브랜드다.


인터넷을 통한 떡 판매가 유행처럼 번지자 창업을 노리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투자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떡 사업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일정한 자본금 없이는 지속하기 힘들기 때문.

자신을 1세대 온라인 떡 판매 세대라고 소개한 '수수팥'의 심재현씨(30)는 "66㎡(20평) 규모의 떡 공장을 마련하기 위해서 건물 임대비, 시설 마련 등 총 2억원 정도가 필요하다"며 "곡물 등 물가변동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실탄' 부족으로 소리소문 없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업체가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창업을 위한 떡 학원의 한 강사는 "젊은 사람들 보다는 은퇴한 어르신들이 퇴직금 가지고 '떡집하면 건물하나 세울 수 있다'는 환상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워낙 투입되는 초기비용이 많을뿐만 아니라 떡집도 전국적으로 포화상태 수준이라 십중팔구는 사업을 결국에 접더라"고 말했다.

온라인 판매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떡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지만 떡의 질적 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인터넷 업체의 경우 고객이 직접 현장에서 떡의 질감 등을 확인하는 게 불가능하기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을 십분 활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

실제로 대다수의 온라인 떡 업체들은 좋은 재료로 맛 좋은 떡을 만든다는 기본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맛보다는 디자인과 포장에 신경쓰는 주객전도 현상이 떡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대로씨는 "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에 빵에 익숙한 젊은 사람들이 진짜 떡의 맛을 잘못 인식할까봐 걱정된다"며 "떡의 모양만 따지는 경향이 강해지며 이에 적응하지 못한 전통있는 업체들의 매출 역시 많이 줄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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