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M&A 포기, 자금 여력 때문?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12.06.2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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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 M&A 포기, 자금 여력 때문?


SK네트웍스 (5,070원 ▼90 -1.74%)가 웅진코웨이와 하이마트에 대한 인수를 포기한 것에는 내부적으로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SK네트웍스는 20일 웅진코웨이 및 하이마트 인수추진설에 대해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웅진코웨이, 하이마트 인수 여부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여 왔으나 최종적으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가 SK네트웍스의 지난 3월말 기준 개별 재무제표 상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존 차입금 등을 토대로 SK네트웍스의 인수·합병(M&A)시 추가적인 자금조달 능력을 분석한 결과, 4543억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말 당시 SK네트웍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8353억원이었다. 지난해 매출액 26조2244억원의 2%인 5245억원이 '최소 필요현금'이라고 가정하고 이를 제외한 잉여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108억원이다. 여기에 단기금융상품 15억원을 합치면 3123억원이 된다.



이밖에 SK네트웍스의 지난해 영업이익 3264억원에 지난해 감가상각비 683억원을 더한 EBITDA 3947억원의 4배인 1조5788억원이 이 회사의 차입한도에 해당한다. 통상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연간 EBITDA의 4배, 즉 4년간의 EBITDA를 총 차입여력으로 본다. 그러나 SK네트웍스는 3월말 기준으로 이미 1조4368억원의 차입금 또는 사채가 있다. 따라서 지난해 EBITDA의 4배인 1조5788억원에 기존 차입금 또는 사채를 뺀 1420억원을 추가 차입여력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잉여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3123억원을 합친 4543억원이 SK네트웍스의 독자적인 추가 자금조달 여력인 셈이다. 이번 분석에서는 자회사 등 계열사들의 지원 가능성을 배제하고 SK네트웍스의 순수하게 독자적인 자금조달 여력만을 산출했다.

한편 웅진코웨이나 하이마트의 매각 규모는 각각 약 1조원 수준에 달한다. 웅진코웨이의 경우 이날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2조8266억원이었다. 웅진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28,4%가 매각 대상임을 고려할 때 지분 매각 규모는 시가 기준으로 8028억원 수준이다.


또 하이마트는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1조4495억원이며 매각 대상 지분은 기존 대주주인 유진기업,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 HI컨소시엄 등 총 65.3%다. 지분 매각 규모가 시가 기준으로 9465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과 경쟁 입찰에 따른 가격 상승분까지 고려할 때 실제 매각 가격은 각각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3월말 기준으로 SK네트웍스의 추가 자금조달 여력이 4543억원에 불과함에 비춰볼 때 현재 상황에서는 컨소시엄 구성없이 독자적으로는 웅진코웨이나 하이마트를 인수하기 어려운 셈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웅진코웨이와 하이마트는 인수하지 않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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