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택시업계가 자정을 기해 전면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20일 새벽 서울 자양동에 위치한 한 운수회사 택시들이 운행을 멈춘 채 줄지어 서 있다. News1 이동원 기자
밤 사이에는 법인택시들이 파업참여를 오전 4시까지 늦춰 교통대란은 없었다.
택시업계는 서울의 개인과 법인택시 7만여대 등 전국 택시 25만6000여대 가운데 17만여대가 운행을 중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20일 오전 뉴스1과 통화에서 "정확한 집계를 할 수는 없지만 전국 택시 25만대가 사실상 멈췄다고 보면 된다"며 "일부 택시들의 운행을 막기 위해 감시조를 운영하는 등 파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하철 운행을 225회 더 늘리고 오늘과 내일 막차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 운행하는 등 비상대책을 세워 놓고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370개 노선 700여대 버스가 출퇴근 시간대에 맞춰 900여차례 추가 운행하고 막차시간을 오전 0시50분으로 늦췄다.
수도권 광역버스도 1시간 연장 운행된다. 부산시도 버스 204대를 추가 투입하고 지하철을 128회 증편하는 등 각 지자체들은 택시파업 대책을 마련했다.
국토해양부는 △각 지자체별 버스·지하철 증회 및 연장운행 △승용차 요일제 임시 해제 △카풀운동 전개 △비상응급환자 발생때 긴급수송을 위한 경찰청·소방서 등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 유지 등을 골자로 한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해 파업에 대비하고 있다.
택시업계는 이날 파업과 동시에 오후 1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전국에서 2만여명 택시 근로자와 사업자가 참여한 가운데 '택시생존권 사수결의대회'를 진행한다.
택시업계 노사는 그동안 정부에 △액화석유가스(LPG)가격 안정화 △연료 다변화 △택시요금 인상 △감차 보상 및 대중교통 수단 인정 등을 요구했지만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파업을 결의했다.
사실 택시업계의 이번 파업은 오래전부터 예고됐다.
택시업계는 지난 2009년 6월 기본요금을 500원 인상한 후 3년 이상 택시요금이 동결됐다며 경영난을 호소해왔다.
이에 따라 올해 3월에는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이 현재보다 34% 가량 택시요금을 인상하는 조정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당시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조정안에는 현행 2400원인 중형택시요금을 3000원, 3500원 등으로 인상하되 이와 연동해 2㎞ 이후부터 100m 당 144원이 오르는 구조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택시업계는 서울시뿐만 아니라 전국 16개 시도 중 11개 시도로부터 인상안을 접수한 상태다.
이번 파업은 또 정부나 지자체가 대형행사를 개최할 때마다 개인택시를 허용해줘 시장의 공급과잉을 초래했다는 불만도 담겨 있다.
현재 시장에는 25만대 정도의 택시가 운행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5만대 정도가 공급과잉이라는 것이다.
택시업계는 요금인상 등 5가지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파업과 집회를 끝낸 뒤에도 정부 대응책이 미진하다고 판단하면 오는 10월 대규모 집회를 다시 개최하고 12월에는 장기적인 총파업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뉴스1 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뉴스1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