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의 자산증식에 발목을 잡은 것은 주식이었다. 슈퍼리치의 최근 1년간 투자수익률이 가장 부진했던 금융투자상품이 뭐냐는 질문에 응답 PB(114명) 중 가장 많은 39.5%가 주식을 꼽았다.
반면 ELS(주가연계증권)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ELS로 최고의 수익률을 달성했다는 응답자가 68.4%(응답자 114명)로 압도적이었다. ELS는 원금을 최대한 지키면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한다는 장점으로 인해 증시가 불안정할 때 슈퍼리치들에게 인기가 높다.
김종석 우리투자증권 압구정WMC WM팀장은 "슈퍼리치의 경우 대부분 분산투자를 하는데 확정수익 상품에서 수익이 났다"며 "하지만 유럽리스크로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주식, 펀드, 자문형랩 등에서 손실이 발생해 기대수익률과 실제수익률 간에 차이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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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불안이 지속되자 슈퍼리치들은 올해 수익률 눈높이를 낮춘 것으로 파악됐다.
관리 중인 슈퍼리치의 평소 기대수익률이 7% 이상이라는 응답은 94%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평균 기대수익률이 7% 이상이라는 답변은 60%대로 떨어졌다. 곧 유럽위기가 지속되는데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회복이 더뎌 수익률 전망치를 낮춰잡은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산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다. 유럽위기 전 슈퍼리치의 위험자산비중(51.3%·복수응답·응답자 136명)이 안전자산보다 높았지만 유럽위기 이후에는 안전자산비중(63.6%)이 커졌다.
슈퍼리치가 안전자산으로 가장 선호하는 상품은 채권(74.3%·무응답 1명)이었다. 이어 부동산(32.6%) 달러(14.6%) 금(11.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한 PB는 "슈퍼리치와 일반투자자의 차이점은 투자타이밍에 있다"며 "같은 상품에 투자하더라도 오르기 전에 먼저 투자하고 빠지기 전에 미리 빼는 것이 수익률 차이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슈퍼리치가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이동하는 점을 고려하면 금융시장 여건이 빠른 시일 내 개선되기 힘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