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프랜차이즈 전문점.."한솥도시락, 올해 1천개 늘린다"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2.05.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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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성공은 가맹본부, 가맹점, 소비자가 함께해야.."

▶ 서민 위한 마음으로 20년간 가격 20%밖에 안 올려
▶ 가맹점 창업비용 대비 월평균 순익 5% 이상
▶ 뉴 모델 점포로 1,000개 건전한 일자리 창출 꿈 도전


“프랜차이즈 사업은 가맹본부, 가맹점, 소비자가 마치 함수처럼 유기적으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고, 이와 같은 세 행위주체 사이의 유기적 관계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좌우되지요.”



도시락 프랜차이즈 전문점.."한솥도시락, 올해 1천개 늘린다"


국내 부동의 1위 도시락 체인 <한솥도시락>의 이영덕(64) 회장이 주창하는 프랜차이즈 사업 공식은 ‘가맹점과 소비자를 우선시 하는 경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1993년 서울 종로구청 앞에 1호점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이 원칙을 한결같이 지켜왔다.



◇ 20여년간을 한결같은 원칙으로..
20여 년간이나 오직 한 업종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온 그를 서울 역삼동 한솥도시락 본사에서 만났다. 이 회장은 48년 일본 교토의 부유한 제일교포 집안에서 태어나 현지에서 초·중·고를 마치고 73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그 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호텔·무역업을 하다, 93년 40대 중반에 동생에게 물려주고, 도시락 체인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로부터 벌써 20여 년이 흘러 어느덧 노인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지만 순진하게마저 느껴지는 미소 짓는 그의 인상은 아직 순수한 청년처럼 보였다.


여느 사업가처럼 이재(理財)에 밝은 듯한 얼굴이 아니라 아직도 엄친아(?)처럼 느껴지는 비결을 묻는 기자의 주제넘은 질문에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가 좋아서 하는 사업이지요”란 대답이 돌아왔다.

서민들에게는 저렴하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먹게 하고, 가맹점은 적은 투자로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하기 위해 연구하고 또 연구해왔다고 했다.

실제 한솥도시락 가격은 3,000원 안팎으로 지난 20여 년간 20% 오르는데 그쳤는데, 이는 같은 기간 자장면 가격이 두 배 이상 상승한 것에 비하면 오히려 가격을 내린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외환위기 때 환율상승에도 가맹점과 일치단결하여 가격을 올리지 않았고, 최근 1년 새 식자재 값이 20%나 올랐는데도, 한솥도시락 값을 올리지 않겠다고 했다.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그는 소비자를 먼저 생각하는 정책을 고수해온 것이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엄격하게 협력업체를 선정, 적절한 가격 교섭을 통해 아웃소싱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여 왔고, 향후 점점 더 치열해지는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문 조달 업체를 통해 들여오던 식자재를 직접 농가에서 구매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도 검토 중이다.

◇ 가격경쟁력 높여..탄탄한 운영가능토록 지원해..
소비자를 먼저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가맹점 수익이 궁금해졌다. 창업비용 대비 월평균 5% 이상의 순익을 맞춘다는 것이 그의 대답. 가령 1억 원을 투자하면 월평균 500만원, 1억5,000만원 투자하면 월평균 750만원의 순이익을 가져간다는 것이다.

저렴하고 맛있는 메뉴는 탄탄한 고정 고객층을 형성, 각 가맹점은 경기변동에 영향 받지 않고 안정된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요즘처럼 불황일수록 수요가 더 늘고 있다는 것이 이 회장의 설명이다.

1인, 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가정 간편식’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안정된 매출을 올리는 이유가 된다고.

이번에는 한솥도시락 본사의 당기 순이익을 물었다. 이 회장은 “망하지 않을 정도는 된다”며, 멋쩍게 웃었다. 가맹본부가 지속적으로 생존하고 성장해야 가맹점의 생사를 책임지고, 소비자에게도 더 좋은 품질의 메뉴를 선보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생계형 창업자가 많은 프랜차이즈 사업의 특성상 다른 사업보다 본사가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더 많은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사의 이익을 줄여야 가맹점과 소비자의 이익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회장은 최근 도시락 체인이 우후죽순 등장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도시락 시장이 어느 정도 성장의 동인은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가맹본부들이 프랜차이즈 시장의 물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시장은 과거의 경험에서 보듯이 뭐가 뜬다 싶으면 너도나도 뛰어들었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아무것도 모르고 창업한 가맹점만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도시락 전문점은 주 고객층의 가격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무엇보다 본사가 원가절감의 노하우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일부 브랜드가 ‘수제도시락’이니, ‘고급한식’이니 하면서 가격대를 올려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지만, 그런 것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테이크아웃 고객을 위해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이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강조했다. 2009년부터 한솥도시락은 굿네이버스와 함께 결식아동 돕기에 나서고 있다. 도시락을 팔 때마다 일정 금액을 적립해 굿네이버스에 기부하고, 결식 아동들에게 직접 도시락을 나눠주는 행사도 벌이고 있다.

◇ 창업자를 위한 지원정책 늘릴터.. 뉴모델점포 1천개 가맹점 개설계획..
창업자 지원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오는 7월 7일까지 신규 창업자를 대상으로 500만원 상당의 창업지원을 하고, 초기 창업자금이 부족한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점포임차 및 설비비용을 지원해주는 구상도 갖고 있다.

그는 “현재 600여 개의 가맹점을 1년 이내 1,000개 가맹점으로 늘리겠다”며, “20년간 축적된 노하우로 베이비부머 퇴직자 등 창업희망자들에게 건실한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장 지배력을 가진 1위 업체로서 좀 더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해나가기 위해 드라마 협찬 등 홍보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도시락 프랜차이즈 전문점.."한솥도시락, 올해 1천개 늘린다"
확장정책의 점포는 ‘뉴 모델 점포’라고 한다. 간판디자인을 비롯해 점포의 내·외부 인테리어를 밝고 화사한 카페 분위기로 바꾸는 한편, 매장 내 진열 판매대를 설치해 간단한 반찬류, 샐러드, 디저트, 컵라면, 음료수를 비치했다.

그 결과 여성고객이 많이 늘었고 아울러 간단한 반찬이나 컵라면 음료수를 구입하는 이들이 늘면서 점포 매출도 상승했다.

이 회장은 “기업의 목적은 단순히 돈을 버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행복을 주고 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진정한 기업의 가치로 삼아야 한다”며, “한솥도시락의 궁극적 목표는 도시락의 본고장인 일본 진출”이고 말했다.

녹록치 않은 중소 기업인이 인터뷰 내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해외 진출을 꿈꾸는 그에게서 진정한 창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고, 뭐가 된다 싶으면, 로열티 지급 등 막대한 국부를 유출하면서까지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 손쉽게 돈을 벌려고 하는 우리나라 기업의 세태에 아쉬움이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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