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00가구 재건축, '가락시영發' 전세대란 오나?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2.05.27 10:58
글자크기

- 총 6600가구中 5400가구 7월 선이주 시작할 듯
- "인근 1억원대 저렴한 전셋집 구하기 쉽지 않아"
- 송파구청 대책無 "잠실 재건축 때도 넘겼는데…"


↑가락시영아파트 전경. ⓒ사진제공=부동산1번지↑가락시영아파트 전경. ⓒ사진제공=부동산1번지


총 6600가구로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가 오는 7월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지난해에 이어 전세난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종 상향이 결정돼 서울시의 최종고시만 기다리고 있는 가락시영아파트는 지난 19일 조합원 총회에서 관리처분계획인가 전 선(先) 이주 계획이 통과됐다.

기본 이주비는 1억2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으로 늘렸다. 조합은 저리 이주자금 대출도 병행할 계획이다. 가락시영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빠르면 7월부터 이주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조합원 이주비 지원을 위해 금융회사와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업계에서는 세입자나 집주인이나 자녀 교육 문제로 송파지역을 벗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다고 보고 있다. 가락동 S부동산 관계자는 "송파구내에서도 여유가 있는 조합원들이나 세입자는 석촌쪽으로 많이 움직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엔 경기로 밀려나갈 수밖에 없다"며 "1억원 안팎의 전셋집이 있기는 하지만 물건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아파트 6600가구의 70~80%가 모두 세입자들이란 점이다. 모든 가구가 60㎡ 이하의 소형 평수로 구성돼 전셋값도 4000만~1억2000만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반면 인근 소형아파트의 경우 2억~2억4000만원대에 전셋값이 형성돼 있어 당장 이주하기 위해선 2배 이상의 전셋값을 마련해야할 상황이다. 따라서 이주가 본격화되면 세입자들은 인근의 다세대·다가구주택이나 서울 외곽으로 밀려나야할 상황인 것이다.


재건축의 경우 재개발과는 달리 세입자 이주비 지원 등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아예 전세계약 당시 계약서에 이주가 결정될 경우 조건없이 집을 빼주는 조항을 넣은 것이다.

가락동 K부동산 관계자는 "이주가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상태에서 전세를 내놓다보니 전셋값도 주변보다 훨씬 저렴하게 책정됐던 것"이라며 "이주비는 조합원에게 지급되는 것으로 세입자들은 스스로 자금을 마련해 움직여야 한다"이라고 말했다.

관할구청인 송파구는 별다른 대책의 필요성을 못느끼고 있다. 올 초 2444가구 이주로 전셋값이 가파르게 올랐던 강동구의 경우 구청에서 전·월세대책반을 가동해 주민들의 이주를 지원한 것과는 대비된다.

송파구 관계자는 "가락시영의 경우 2008년에 이미 1200여가구가 이주한 상황으로 5400여가구가 이번 이주대상이 될 것"이라면서도 "1만가구가 넘는 잠실주공 재건축때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만큼 전세난을 대비해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대책은 없다"고 말했다.

가락시영에 이어 강동구 고덕주공4, 7단지 서초구 잠원동 대림아파트, 신반포1차 등도 연내 이주를 계획하고 있어 올 가을 전세난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이주에 착수할 예정인 서울지역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모두 10곳, 1만1111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444가구 규모의 고덕시영 한 곳뿐이었던 상반기와 비교하면 4배가 넘는 규모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가락시영의 경우 20% 가량이 2008년이 이주해 여유가 있다고는 해도 5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이주수요가 나오게 되면 인근 전셋값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며 "방학에 맞춰 이주하려는 수요가 몰리는 7~8월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