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까지 744표를 얻어 이해찬 후보에게 28표 뒤지던 김 후보는 이날 승리로 누적 1024표를 얻어 972표에 그친 이 후보를 52표 차로 앞섰다.
또 초반 1위로 예상되던 이해찬 후보를 겨냥, 집중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대중 연설에 능한 것도 김 후보의 비교우위다.
이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 추도식이 열린 23일, 이박 연대와 관련해 "소통이 부족했다"고 사실상 사과했지만 적어도 TK 지역에선 사과의 약발이 잘 듣지 않았던 셈이다.
이 후보 캠프 측은 1위를 놓친 울산보다 대구경북이 더 열악한 조건이었다며 득표 결과를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더이상 '이해찬 대세론'을 말하기는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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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양강 후보의 경쟁은 보다 뜨거워질 전망이다. 일단 25일 열리는 대전과 충남지역 투표에선 이 지역 출신인 이해찬 후보의 우위가 예상된다. 단 이 후보는 충청권에서 큰 표차를 내 중간 1위를 되가져와야만 앞으로 남은 강원제주와 수도권 등지에서 지지세를 회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 후보 측도 확실한 우세를 전망하기 보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한 관계자는 "수도권까지는 엎치락뒤치락 하는 상황이 계속된 뒤 수도권 승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광주전남의 표심이 수도권으로 확산하고 모바일 투표가 흥행한다면 김 후보의 '명분'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주·전남에서는 광주 국회의원인 강기정 후보가 1위, 김 후보가 2위, 이 후보가 3위를 각각 차지했다.
그는 김 후보의 명분으로 △계파에 치우치지 않고 대선후보 경선을 공정 관리할 수 있다는 점, △대선 등 굵직한 선거의 승리의 경험을 많이 지녔다는 점을 꼽았다.
◆터줏대감 이강철-지역주의 타파 김부겸= 대구경북에선 이강철 전 청와대 수석, 김부겸 전 최고위원 두 사람의 물밑 지원과 그 성패가 또다른 관전 포인트였다. 이 전 수석은 대구에 오랜 기반을 갖고 있으며 김 전 최고위원은 19대 총선에서 안정된 지역구를 버리고 대구 출마를 단행, 낙선했다.
이날 이 전 수석은 김한길 후보를 전폭 지원, 이 지역 1위를 이끌었다. 그는 합동 연설회장에서도 줄곧 김한길·최명길 부부와 동행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오랜 인연을 지닌 조정식 후보를 공식 지지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트위터에서 "20년간 저와 함께 지역주의와 싸우며 통추부터 함께 걸어온, 젊고 혁신적인 조정식 후보에게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김 최고위원 지지를 업고 대구경북 4위로 선전했으나 중간집계에선 6위에 머물렀다.
한편 당대표 경선 과정과 그 결과는 민주당의 대선후보 결정과도 맞물려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김한길 후보를 당대표로 밀고 있는 이 전 수석은 잠재적 대선주자인 김두관 경남지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해찬 후보는 '친노'의 구심점인 문재인 당 상임고문과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