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김샌 나스닥 데뷔..'新기록 속출'

머니투데이 김국헌 기자 2012.05.1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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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첫날 공모가 38달러 수준 마감..거래량·시총 사상 최대

전세계 가입자 9억명의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업체 페이스북이 18일(현지시간) 나스닥 증시에 상장하면서 숱한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첫날 주가가 공모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해,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컸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뉴욕에서 개장 종을 울리는 전통을 깨고 이날 페이스북 본사가 자리한 캘리포니아주 멘로 파크에서 셰릴 K. 샌드버그(42)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페이스북 직원들과 함께 했다.



◇첫날 공모가 수준 마감..거래량은 사상 최대

▲ 페이스북이 18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해 공모가 대비 0.6% 상승한 38.23달러로 마감했다. 링크드인, 그루폰 등 소셜 미디어 주식들은 5~6%대로 하락했다. [로이터=뉴시스]▲ 페이스북이 18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해 공모가 대비 0.6% 상승한 38.23달러로 마감했다. 링크드인, 그루폰 등 소셜 미디어 주식들은 5~6%대로 하락했다. [로이터=뉴시스]


페이스북은 미국 기업공개(IPO) 역사를 새로 썼고, 28세에 불과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200억달러에 육박하는 돈방석에 앉았다.



이날 하루 5억7600만주가 거래돼,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미국 상장 역사상 최다 거래량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 GM의 상장 첫날 거래량은 4억5800만주였다.

또 미국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IPO에서 1000억달러를 넘는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페이스북 상장 전까지 유나이티드 파슬 서비스(UPS)가 상장 기업 가운데 최대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UPS는 지난 1999년 상장 당시 시가총액 600억달러를 기록했다.

만약 주간사들이 초과배정옵션(greenshoe option)을 행사했다면, 페이스북이 기업공개로 조달한 자금 규모(184억달러)는 지난 2008년 상장한 비자(197억달러)에 이어 미국 2위가 된다. GM은 181억달러를 조달해, 3위로 밀려났다. 공교롭게도 GM은 이번주에 페이스북 유료광고를 중단하겠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신기록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실망스러웠다. 페이스북은 이날 오전 11시30분에 공모가 38달러보다 11% 상승한 42.05달러로 첫 거래를 시작해, 38.23달러로 마감했다. CNBC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시초가를 50달러까지 기대했고,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들도 10~5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자와 UPS는 상장 첫 날 각각 28%와 36% 상승세를 기록했다.

거래 초반 13% 뛴 45달러를 기록했지만, 정오 전부터 공모가 밑으로 떨어질 위기에 직면해 주간사들이 공모가 방어에 나서야 했다. 페이스북은 주간사로 모간스탠리, JP모간체이스, 골드만삭스 등 30여 개사를 고용했다.

이날 나스닥이 트레이더들에게 거래 체결 메시지를 전송하지 못해, 예정시간보다 30분 지연해 거래를 시작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유럽 재정위기로 증시 분위기가 나빴던 데다 개미투자자 비중이 크고, 유동주식수가 많은 점도 핑계가 됐다.

디어본 파트너스의 폴 놀티 이사는 "페이스북은 멋진 하루짜리 오락"이라며 페이스북 상장 이후 투자자들이 유럽에 집중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키코프의 브루스 맥케인 최고투자전략가는 "페이스북이 펑하고 튀었다가 열기를 잃어, 더 강한 반응을 기대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구글 창업자보다 더 큰 부를 거머쥐었지만,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구글의 절반 수준이다. 구글 시가총액은 2000억달러를 웃돈다. 구글은 지난 2004년 기업공개 당시 공모가를 85달러로 책정해, 19억달러를 조달했다.

당시 구글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9배였다. 반면에 페이스북의 PER은 100배를 넘어 거품이란 지적도 나왔다.

◇184억달러 실탄으로 IT 판도 흔들까

저커버그 창업자는 상장 첫 날 "더 열리고 연결된 세상을 향하여"라고 포부를 밝혔다. 증시에서 조달한 자금은 페이스북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사용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술에 투자할 것으로 관측했다.

페이스북 상장이 작게는 다른 정보기술(IT) 업체를 견제하는 의미가 있다면, 크게는 미국 경제의 활력으로도 해석됐다. CNBC는 투자자들이 애플을 팔고 페이스북을 샀단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로 이날 페이스북이 상장하자, 애플 주가는 엿새 만에 반등에 성공해 0.1% 오른 530.38달러로 마감했다.

리서치업체 스트레이트가스의 크리스 버론은 "페이스북 기업공개를 위해 애플이 마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처럼 쓰인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 이후 반등이 현재 완전히 차트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로렌스 크리투라 펀드매니저는 "페이스북 IPO는 미국의 재점화 능력을 상징한다"며 "미국이 일어서서 먼지를 털고 사업을 시작하는 능력을 함축하는 것으로, 금융시장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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