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다보니 해가 중천? 아니아니 아니되오~

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2012.05.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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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클린]스마트폰 확산으로 우려도 높아져, 게임업계도 과몰입 방지 나서

편집자주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3000만을 향해 간다. 스마트폰은 마니아층이 쓰는 IT기기가 아니라 일상을 좌우하는 대중적 생활기기가 됐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사용하게 되면서 사이버상에서 시공을 초월한 정보 접근이 가능하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성장은 소통의 장벽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른 역기능도 커지고 있다. 악성댓글이나 유언비어로 인한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보안 위협 등 문제는 심각해지는 반면 역기능 방지책은 여전히 구시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계층간 정보격차 우려도 크다. 장애인이나 노년층 등 소외 계층의 정보접근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올해 8회째를 맞은 [u클린] 캠페인은 '함께 만드는 스마트세상'을 주제로 새로운 윤리의식과 기초질서를 정립하는 데 역점을 두고, 모두 함께 만들어가는 스마트문화를 제시할 계획이다. 총 11회에 걸쳐 '스마트 안전망 구축'과 '함께 만드는 스마티켓'에 대해 집중 조명함으로써 스마트시대 생활상의 긍정적인 변화를 짚어볼 예정이다. 또, 소통과 나눔을 토대로 각계 전문가와 청소년들이 함께 스마트문화를 고민하고 정립할 수 있는 장(場)으로 진화해나갈 계획이다.

올해 초 대한민국은 게임 때문에 떠들썩했다.

학교 폭력 등 각종 청소년 사고의 원인으로 게임이 지목되고,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강제적 셧다운제, 선택적 셧다운제, 쿨링오프제 등의 규제들이 연이어 쏟아졌다. 게임은 부작용만 가득한 사회악 취급을 받았다.

게임업계는 수출 효자 산업이면서 동시에 고용창출 효과가 큰 산업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며 고군분투했지만 정부기관, 언론, 학부모들의 따가운 시선과 여론의 십자포화에 만신창이가 됐다.



지금은 연초에 비해 잠잠해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게임을 주시하는 이 사회의 인식과 부모들의 게임하는 자녀에 대한 걱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특히 스마트기기의 확산으로 청소년들이 컴퓨터 앞이 아니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게임과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어 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 스마트폰으로 유해게임 접근성 높아져

↑오픈마켓에 올라온 스마트폰 폭력게임의 한 장면↑오픈마켓에 올라온 스마트폰 폭력게임의 한 장면


실제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유해한 게임의 유통도 함께 늘고 있다.

구글 플레이 등 오픈마켓에는 특정 성행위 장면이 연출되면 점수를 얻는 섹스게임 등의 음란물과, 직장 상사를 잔인한 방법으로 폭행하는 장면이 묘사된 폭력게임 등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 같은 유해게임이 계속 유통되는 이유는 온라인 게임과 달리 오픈마켓에 올라온 게임물은 자율등급 분류로 이렇다할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애플은 앱스토어에 게임을 올릴 때 잔혹성, 선정성 등의 항목을 개발자들이 스스로 판단해 체크를 하면 애플이 종합해 등급을 부여한다. 구글은 개발자들이 자체적으로 콘텐츠 수위를 구분해 올린다. 만약 문제가 있어 해당 게임에 대해 신고가 들어오면 구글에서 검토한 후 재분류 등의 조치를 취한다.

각 오픈마켓 사업자는 자율등급 분류 내용을 한 달에 한 번씩 게임물등급위원회에 알린다.

따라서 개발자들이 스스로 등급을 결정해 올리다 보니 오픈 마켓 사업자나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내용을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유해 콘텐츠가 오픈마켓에 노출된다.

◇ 게임이 폭력의 원인? 글쎄...

스마트폰으로 인해 유해게임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여전히 게임이 학교 폭력 등의 원인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많다.

일부에서는 게임이 이용자의 뇌 활동 등에 영향을 미쳐 폭력적 성향을 자극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하지만, 반대로 게임과 폭력은 무관하다는 연구결과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게임과 폭력의 관계는 어떤 것이 원인이고 결과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폭력적 성향이 있는 청소년들이 게임을 즐겨서 학교 폭력 문제가 생기는지, 게임을 해서 폭력적이 되는지도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계에서도 게임과 폭력의 상관관계에 대해 엇갈리는 연구결과가 나온다"며 "아직 명확한 정의를 내려 말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스웨덴 미디어 위원회는 "폭력적인 게임이 공격적인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주변 다른 요소에 비해 극히 미약하다"고 분석했으며,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심리학과는 "폭력적인 게임이 게이머를 폭력적으로 만들지 않으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무해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 업계 자정노력은 필요

게임과 폭력행위 사이의 명확한 관계가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게임 업계도 과도한 게임 이용에 따른 부작용에대해서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 이에따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위한 게임 업계의 자정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업체들은 해법을 모색하기위해 100억원 가량의 재원을 게임문화재단에 기부해 게임 과몰입 상담치료센터를 운영하고 게임이용확인 서비스 등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게임하다보니 해가 중천? 아니아니 아니되오~
또 주요 게임 업체들은 부모가 자녀의 게임 이용 시간 등을 확인하고 정해진 시간만 게임을 하도록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업체에 따라 과도한 게임 이용자의 접근을 차단하기도 한다.

스마트폰 게임에 대해서도 개발자와 오픈마켓 사업자의 책임감과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등급 분류 초기 단계여서 유해게임이 노출되는 실수가 있지만, 잘못이 반복되면 향후 다른 플랫폼의 게임에 자율등급 분류가 적용되는 것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글로벌 기준에 맞춰 카테고리를 개방하고 자율등급 분류를 도입한 만큼 사업자들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세심하게 등급분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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