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건기식, 제약사 '돈 되는 거라면…'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2.05.1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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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로 사업다각화 전략…매출 기여 여부는 미지수

중소 제약사와 바이오회사들이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시장으로 속속 진출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오츠카, 휴온스 (21,800원 ▲250 +1.16%) 등 제약사와 파미셀, 메디포스트 등 바이오회사들이 화장품 사업부를 신설하거나 신제품을 내놓는 등 화장품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오츠카제약은 지난달 남성 화장품 '우르오스'를 내놓았다. 휴온스도 자회사인 바이오기업 휴메딕스가 공동연구로 개발한 화장품 '휴온'을 선보였다.



휴온스 관계자는 "기존에 의약품을 거래하던 병·의원에 화장품을 주로 공급하고 있다"며 "성형외과와 피부과 쪽 반응이 좋아 매출도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면세점등으로 유통채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회사 파미셀은 최근 중국 윈저우 소재 화장품 유통사인 종주앙코스메틱사와 줄기세포기술을 적용한 화장품 수출계약을 맺었다. 파미셀은 이번 수출 계약을 시작으로 해외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할 계획이다. 파미셀 관계자는 "러시아, 중국 등지에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며 "화장품 품질에 자신이 있는 만큼 수출계약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메디포스트는 미국의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인 '페보니아'를 도입하고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제약·바이오회사들이 화장품시장을 노리는 이유로 피부와 관련한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어 기능성화장품 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 꼽히고 있다.

하지만 과거 경남제약, 일동제약, 대웅제약 등이 의욕적으로 화장품시장에 진출했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화장품의 기능도 중요하지만 마케팅, 유통망 확보 등이 화장품의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며 "제약사들이 기존 화장품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을 뚫고 들어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화장품의 효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는데도 기존 화장품보다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경우가 많다"며 "가격경쟁력도 기존 화장품보다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화장품 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출하는 제약사들도 늘었다. 삼진제약은 면역증강제 '삼진AHCC'와 오메가-3 함유 '오엠지-3'의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제약사는 우수한 생산설비와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건강기능식품의 품질을 무기로 승부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일양약품은 건강기능식품 개발 및 마케팅팀 직원을 충원하는 등 건강기능식품 부문을 강화했다.

하지만 대형제약사들의 경우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 부문을 강화하기 보다는 바이오사업이나 R&D(연구·개발)를 통한 신약개발로 약가인하를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제약사 관계자는 "비제약분야의 경우 매출이 미미한 수준"이라며 "기존의 제품의 판매만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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