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량 다시 주춤…기업들 '현금이 좋다'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2.04.2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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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다희의 글로벌 본드워치]저금리에 급증했던 회사채 발행 다시 주춤

글로벌 자산 시장의 명암이 1분기와 또 대조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분기에는 회사채 시장이 저금리와 투심개선에 1998년 후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지난해 유럽 발 위기로 예상 외 선전을 펼쳤던 미 국채 시장은 2010년 이후 최악의 수익을 거뒀으나 이 추세가 4월 들어 뒤집힌 것.

특히 전 세계 회사채 발행이 활발했던 올해 1분기와 대조적으로 시들한 모습이다. 기업들이 채권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현금 비축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린 영향이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4월(~26일까지) 전 세계 기업들의 채권 발행액은 전년 동월대비 48% 감소한 2106억 달러로 2006년 이후 4월 중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회사채 발행은 4월 들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기업들이 분기 실적 발표 전 채권 발행을 연기하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모습은 이러한 추세를 고려해도 눈에 띈다.



마크 핀토 서스케하나인터네셔널 그룹 회사채 투자전략 대표는 "실적 발표, 채권발행이 반복되던 추세가 이번 분기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회사채 발행 감소는 시장 상황이 다시 불안해지자 이미 1분기에 이미 채권 발행으로 자금 조달을 해 둔 기업들이 채권 발행계획을 축소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1분기 회사채 발행량은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정책 지속과 역사적인 저금리로 사상 최대인 1조1700억 달러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후 위험자산이 반등을 시작할 무렵인 2009년 1분기 유럽, 아시아, 미국 등의 회사채 발행량이 1조1550억 달러를 기록했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간스탠리,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이 재무제표에 현금비중을 늘리기 위해 채권 발행 규모를 줄였다.


모간스탠리는 1분기 160억 달러의 만기 도래 채권을 차환하지 않고 상환했으며, BoA는 올해 채권발행량을 당 초 예상보다 50억 달러 줄일 계획이다. 3월 말 초과유동성이 4060억 달러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회사채 발행을 주도했던 GE는 올해 들어 173억달러의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86억달러보다 줄어든 규모다. 1월 제프리 이멜트 GE 최고경영자(CEO)는 GE 캐피탈이 올해 채권 발행을 줄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알렉스 제니스 바클레이즈 채권 투자전략가는 "올해 초 시장 상황이 더 강력했던 데다 모든 종류의 만기 채권금리가 역대 저점이었기 때문에 기업들이 앞 다퉈 채권을 발행해 두었다"고 전했다.

아시쉬 샤 얼라이언스번스타인 글로벌 채권 투자 대표는 1분기 회사채 수요 급증에 대해 "기업들이 저금리를 이용해 기꺼이 채권을 발행하려 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 회사채 금리는 지난 29일 4.12%를 기록, 최저수준을 기록한 1997년과 불과 15bp 차이를 기록했다.

조디 루리에 제니몽고메리스콧 "많은 기업들이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필요한 자금을 모두 조달해 뒀다"며 "기업들이 현재 회사채를 발행하는 유일한 이유는 주주들에 대한 보상을 지급하기 위해서거나 인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 상장 기업들의 총 자산 대비 현금 비중은 10%로 지난해 9월 사상 고점이 10.3%에 근접하다. 이 비율은 2007년 4월 5.6%를 기록했었다. 순부채 대비 EBITA(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 비율도 2.2배로 하락했다. 이 수치는 리먼브라더스가 무너졌던 2008년 9월 5.1배까지 상승했었다.

반면 미국 국채는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7일 장 중 10년물 국채수익률은 S&P가 또 다시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는 소식에 지난 2월 이후 최저인 1.881%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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