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으로 못나눠" 이혼부부 꼭 사야 하는건…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12.04.23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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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주식] 침대 수요 급증 "재혼하면 2배"... 에이스침대, 적은 거래량은 단점

편집자주 현명한 투자자들의 특징 중 하나는 주변의 사소한 것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상생활에서 흘려버리기 쉬운 트렌드 변화도 투자에 반영한다. 이런 변화는 주변에 널려 있다. 머니투데이는 '생활 속 주식'을 통해 숨은 '가치주'를 발굴해본다.

"이혼에 웃는다?" 한때 이혼 급증이 사회문제로 부각됐다. 다행히 지난해 이혼율은 10년새 최저 수준으로 집계돼 한시름 놓았지만 연령별로 50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혼이 늘어도 덕을 보는 기업을 찾는다면 우선 침대회사가 꼽힌다. 결혼할 때는 물론 이혼할 때 침대를 반으로 나눌 수 없다. 이혼자들이 재혼하면 그만큼 침대수요도 늘어난다.



◇이혼할 때도, 결혼할 때도…=22일 관련업계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건수는 11만4300건으로 전년보다 2600건(2.2%) 줄었다. 이혼부부는 침대의 잠재적 구매층이다. 이혼부부가 각자 새살림을 차린다고 가정하면 침대수요는 2배가 된다. 여기에 생활습관 변화로 침대는 신혼부부들의 필수 혼수품 중 하나가 됐다.

신혼건수는 지난해 32만9100건으로 전년보다 3000건(0.9%) 증가했다. 2002년 30만4000건을 기록한 후 해마다 30만건을 웃돌았다. 이들은 침대회사의 '든든한' 고객이다. 아울러 대학진학 등으로 분가하는 자녀 역시 침대수요자가 된다.



이는 국내 1위 침대업체 에이스침대 (26,600원 ▲150 +0.57%)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에이스침대의 매출은 2005년 1154억원에서 꾸준히 늘어 2011년 1890억원으로 성장했다. 영업이익 역시 2005년 154억원에서 2011년 431억원으로 6년새 배 이상 증가했다.

에이스침대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약 20%다. 한국가구산업협회에 등록된 가구업체가 대략 3000개임을 고려하면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이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국내에 수많은 가구업체가 있지만 대부분 영세한 수준"이라며 "정확한 수치가 집계되진 않았지만 국내 1위를 자부한다"고 말했다.

에이스침대는 실적 호전에 힘입어 보통주 1주당 10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다 2009~2010년 이를 1500원으로, 2011년에는 2000원으로 각각 상향조정했다. 투자자들은 매년 2% 이상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말 현재 에이스침대의 자산규모는 유·무형자산을 모두 포함해 2000억원 규모로, 현재 시가총액이 1783억원을 웃돈다.

◇강점은 특허 보유, 단점은…=에이스침대는 1963년 9월에 설립된 침대가구 제조 및 판매업체다. 77년 에이스침대공업사에서 에이스침대로 사명을 변경했고 96년 4월 코스닥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에이스침대의 매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침대(90%)다. 최근 가구업체들이 다양한 가구를 내놓았지만 에이스침대는 상대적으로 침대를 고집, 사업안정성을 높였다고 볼 수 있다. 에이스침대가 유명세를 탄 것은 92년 '침대는 과학'이라는 광고문구 때문이다. 에이스침대는 침대공학연구소를 통해 인체공학을 반영한 진화한 침대를 선보이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앞으로 성장동력도 침대에서 찾고 있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상당수 글로벌 특허를 보유했다"고 전제한 후 "고급 매트리스와 프레임을 선보여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동, 신혼시즌 제품을 적극 개발해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는 전략도 세웠다고 소개했다.

주식투자자에게 단점은 거래량이 적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에이스침대의 전체 거래량은 3713주로 하루 평균 150주를 넘지 못했다. 주가가 8만원에 육박하지만 이 또한 거래량 부족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2005년 1월 1만8000원대던 주가가 9개월 만에 7만원까지 오른 데는 자사주 매입이 큰 역할을 했다. 가뜩이나 유통주식수가 적은데 자사주까지 매입하니 희소성으로 인해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이후 주가는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에이스침대의 최대주주는 안성호 대표이사로 지분 74.56%(165만3683주)를 보유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대주주 지분율이 79.88%(177만1627주)에 달한다. 여기에 자사주까지 포함하면 유통주식수의 85%가량이 묶여 있다. 에이스침대는 아직까지 유통주식수 확대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면 주가가 상승압박을 받는다"며 "에이스침대로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차원에서 주식수 확대방안을 모색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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