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게임화면에 웬 바나나? 뜻 알고 '경악'

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2012.04.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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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체, 욕설·폭언 사용시 과일이름, 별표 등으로 표시

아이 게임화면에 웬 바나나? 뜻 알고 '경악'


"엥? 갑자기 왜 바나나, 사과, 딸기가 나오지?"
아이 게임화면에 웬 바나나? 뜻 알고 '경악'
게임을 하던 A씨. 채팅창에 갑자가 바나나, 딸기, 사과, 오렌지와 같은 과일그림이 튀어나왔다. ★★★나 ***와 같은 특수문자도 나온다.

뜬금없이 등장하는 이런 그림들이나 특수문자들은 게임업체들의 고육지책이다. 게임 이용자가 채팅을 하면서 욕설이나 폭언을 하면 이를 과일이나 특수문자로 순화시켜 화면상에 표시되도록 조치한 결과다.
아이 게임화면에 웬 바나나? 뜻 알고 '경악'
게임이 각종 청소년 문제, 학교 폭력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건전한 게임 이용 문화를 만들기 위한 게임업계의 고민이 깊다.



CJ E&M (98,900원 ▲2,200 +2.3%) 넷마블은 1인칭 총싸움 게임 '스페셜포스2'에서 욕설을 사용할 경우 과일이름으로 바꿔서 표시한다. 키보드에 욕설을 입력해도 화면에는 바나나, 사과, 딸기 등으로 표시된다.

또 게임에 따라 별표 등으로 표시해 글이 안보이게 하거나, 입력한 말 대신 적절하지 않은 단어가 포함돼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띄우기도 한다.



네오위즈게임즈 (23,950원 ▲1,800 +8.13%)도 서비스 중인 게임에서 잘못된 언어를 사용하면 별표 등 기호나 바른말을 사용하자는 메시지를 보여주며, 넥슨도 하트표시, 다른 단어로 대체해 보여주거나 채팅 내용을 가려 버린다.

이러한 방법을 사용해도 게임에서 완벽하게 욕설, 폭언을 차단하는 것은 어렵다. 일부 이용자들은 교묘하게 피하는 단어를 찾아내거나, 또는 외국어, 특수문자 등을 사용해 욕설을 연상시킬 수 있는 표현들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게임업체들은 불쾌감을 느낀 이용자가 신고를 할 경우, 사용기간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게임에서 표현을 순화하는 것은 언어 뿐 만이 아니다. 청소년 이용자들을 위해 잔인한 장면 등 게임 화면도 순화해서 표현한다.

즉 성인 대상 게임에서는 게임성을 높이기 위해 현실감 있게 표현하지만, 청소년 이용게임은 청소년 보호를 위해 표현 수위를 낮춰서 서비스 한다.

대표적인 것이 전투 장면 등에 묘사되는 피다.

전투 장면에서 피를 빨간 색으로 표현해 실제 피가 연상되도록 하면 청소년이용불가지만, 청소년 이용게임은 피의 색을 회색 등 무채색을 바꾸거나 표현하지 않는다.

스페셜포스2의 경우도 청소년 이용불가와 15세 이용가 두 가지 버전으로 서비스 중이며, 15세 이용 게임에서는 피가 표현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즐겁기 위해 하는 것이므로 불쾌감을 주는 행위를 막고 건전한 게임 이용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며 "특히 온라인 게임은 여러 명이 함께 모여서 하는 만큼 서로에 대한 배려 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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