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인가 앞둔 단지, 시기조정에 촉각
- 2000가구 이상 재건축·재개발 직격탄
- "소형·임대등 공공성 강조 市눈치봐야"
↑고덕주공아파트 전경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상일동 일대엔 지난 1월 이주를 시작한 고덕시영을 비롯해 고덕주공2~7단지 등이 사업시행인가 등을 기다리고 있다. 이 지역에서 멸실이 예상되는 가구수만 총 1만931가구에 달한다.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이주를 시작한 고덕시영의 속도가 가장 빠른 상황에서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고덕4,7단지가 오는 6월 이주에 나설 계획이다.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된다고 가정하면 1년 내 고덕2단지 2771가구, 고덕3단지 2580가구, 고덕 4단지 410가구, 고덕7단지 890가구 등 총 6651가구가 멸실된다.
하지만 서울시가 지난 18일 내놓은 조례가 공포되면 이들 재건축단지의 사업속도 조절은 불가피해 보인다. 정비구역내 가구수가 2000가구를 초과하거나 멸실가구가 해당 자치구 전체 가구수(멸실분 제외)의 1%를 초과할 경우 구청장은 시기조정 의견서를 의무적으로 작성, 서울시 심의를 받도록 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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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은 심의일 전후 6개월간 해당 자치구와 인접 자치구를 포함한 멸실가구수가 신규 공급량의 30%를 웃돌거나 2000가구를 초과하면 주택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최대 1년간 사업시행·관리처분인가 시기를 늦출 수 있다.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 주요 재건축 단지 위치도 ⓒ사진제공=서울시
두 단지 모두 2000가구 이상 대단지로, 사업시기 조정 대상으로 사업시행인가 신청단계다. 따라서 어느 단지가 먼저 이주를 시작할 지를 두고 시와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
현지 부동산업계에서는 공공관리제 적용단지인 2단지의 속도가 다소 빠를 것으로 보고 있다. 3단지의 경우 공공관리제를 피했지만 시공사 선정문제로 내부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서다.
상일동 S부동산 관계자는 "현재는 두 단지의 사업진행속도가 비슷하지만 사업시행인가를 어디가 먼저 받아내느냐에 따라 최대 1년 이상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그동안 추가 금융비용 등 피해가 예상되는 조합원들의 반발이 극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재개발 구역 가운데는 관악구 신림1구역, 서대문구 북아현3구역, 성북구 장위3구역, 용산구 한남3구역, 은평구 갈현1구역 등이 시기조정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주요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이 시기조정 과정에서 뒤로 밀리지 않기 위해 서울시의 소형·임대·부분임대와 같은 공공성 강화 요구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재개발·재건축 사업 시기조정 방침에 따라 뒤로 밀리게 되면 조합원들의 금전적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사업속도를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소형주택 추가 등 서울시 요구사항을 보다 충실하게 반영하는 지역이 시기조정에 있어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